[기자수첩] 부시와 FRB의 '올인'
세계 주식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미국 주식시장이 올 상반기를 큰 폭의 상승세로 마무리했다. 상반기 마감을 하루 앞둔 6월 27일 현재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7.8% 올랐고, 나스닥 지수는 21.7% 급등했다. 펀드 매니저들의 지침이 되는 S&P 500 지수도 11% 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3년간 계속됐던 하락의 고리를 끊고 연간 상승 마감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년간의 약세장 속에서 상반기 증시는 일제히 하락, 상반기 증시 등락이 연간 등락을 예고하는 역할을 해왔다. 정보기술(IT) 버블이 깨지기 시작했던 지난 2000년에는 상반기 다우지수가 8% 하락했고 결국 그 해 다우지수는 5% 하락한 채 한 해를 마감해야 했다. 버블 붕괴 여파가 이어졌던 2001년에도 마찬가지였다. 2001년 상반기 다우지수는 1.3% 떨어졌고 연말까지 총 5.8% 내렸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8.1% 하락했으며 연간 1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즉 지난 3년간 상반기 하락=연간 하락의 공식이 꼭 들어맞았다.
이 공식이 올해 역으로 적용된다면 올해 뉴욕 증시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 마감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는 ‘하반기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IT 버블이 깨진 후 매년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이 고개를 들었으나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하반기 경기 회복을 위해 ‘올인’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늘어나는 재정 적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감세안을 통과시켰고 FRB는 기준 금리를 4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로 인하했다. 즉 부시 대통령과 FRB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것이다. CNN머니는 '싱크대 경제(kitchen sink econom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은 현재 집에 붙밖이로 설치된 싱크대만 빼고 모든 걸 쏟아부은 상태"라며 이같은 정책으로 하반기 경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진 것을 모두 다 거는 ‘올인’은 대박이 난다면 좋겠지만 실패할 경우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총알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리스크 또한 매우 크다. 부시 대통령과 FRB의 ‘올인’이 대박을 터트리기를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