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디지털TV 논쟁 '이제 그만'
디지털TV 전송방식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13일 종전 계획대로 미국식 전송방식으로 디지털방송을 추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미국식 방식에 대한 일부 방송노조들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일체의 입장표명을 삼가해왔던 정통부는 더 이상의 침묵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류필계 전파방송국장은 "97년부터 7년동안 미국식 전송방식에 맞춰 방송설비와 디지털TV 생산시설을 갖췄는데 지금와서 바꾼다면 엄청난 국민저항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22조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한-일간에 디지털방송 전파간섭 문제가 불거져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논란으로 방송시기가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가 일본보다 방송시기가 늦어지면 양국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유럽식도 미국식에 비해 뛰어난 부분이 있고, 미국식 역시 그렇다. 미국식은 고화질(HD)인 반면 이동수신이 안되는 단점이 있고 유럽식은 이동수신이 잘되는 반면 표준화질(SD)라는 점이 단점이다. 주파수도 미국식은 아날로그방송과 동일한 6㎒대역이고 유럽식은 아날로그와 다른 대역을 쓰는 8㎒ 대역이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기술우위 논쟁을 벌이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게 기자의 판단이다. 미국식 전송방식을 채택한지 이미 7년째 접어들고 있고, 연말이면 전국민의 70%가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디지털TV도 8월말 현재 154만대나 보급됐다. 디지털TV 제조업체들은 내수 뿐만 아니라 TV 공장이 없는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수출계획까지 세워놓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식이 미국식에 비해 기술적으로 월등하다고(월등하지도 않다는게 정통부의 주장이다) 뒤집을 수 있겠는가. 일부 방송사들의 자사 이기주의로 인해 국가 정책이 송두리째 흔들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