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대책 바로세우기

[기자수첩]부동산대책 바로세우기

이경호
2003.10.15 20:12

[기자수첩]부동산대책 바로세우기

곧 나올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 하향조정, 청약1순위 자격조정, 1가구 다주택보유자 과세 강화 등 집값을 잡기 위한 여러 가지 묘안이 나올 태세다.

하지만 대책을 새로 내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성 싶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제도도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고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

이런 사례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매달 지정하는 투기지역제도다. 이달에도 12곳이 새로 지정됐지만 잘못된 집값 자료가 사용돼 혼선을 빚었다. 당초 투기지역 후보지에는 전국 평균 주택값 상승률 대비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률이 일정비율 이상 올라야 한다는 지정 요건에 따르면 27곳이 해당됐으나 33곳이 올랐다.

이때 기준이 된 전국 평균 집값은 다세대, 다가구, 단독, 연립, 빌라, 아파트 등 모든 종류의 주택값 평균치인 반면 해당 지역의 집값은 다른 종류의 집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아파트 값만을 기준으로 추려졌다.

이렇게 비교하는 잣대가 다르다 보니 실제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곳도 투기지역으로 꼽히는 결과가 생긴 것이다. 실제 이로 인해 서울 서대문, 강릉시 등 일부 지역은 상승재료나 큰 거래 없이 투기지역 후보에 올라 혼선을 빚기도 했다.

단독, 다가구 등 모든 종류의 주택 값을 조사할 수 있는 조사망이 구축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체 주택의 평균 값과 아파트 값을 비교한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은 그럴 듯 하다.

하지만 다가구, 다세대, 빌라, 연립에 사는 서민들의 피해를 줄이고, 정부 정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아파트 값 끼리 정확히 비교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지금은 집값 안정을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기존 대책들의 잘못된 점을 파악해 바로 잡는 것도 집값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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