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결국 지역구 챙기기"

[기자수첩]"결국 지역구 챙기기"

진상현 기자
2003.10.16 22:36

[기자수첩]"결국 지역구 챙기기"

지난 10월11일 저녁 6시30분 국회 운영위 회의장. 예정보다 4시간30분 늦게 올해 국정감사 마지막 일정인 기획예산처 국감이 시작됐다. 앞서 열린 청와대 국감이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으로 7시간 이상 진행되면서 국회의원들이나 기획예산처 직원들 모두 피곤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국감은 예상보다는 진지하게 진행됐다. 1시간20분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지만 자신의 지역구 질의를 할 때는 청와대 국감 못지 않은 진지하고 집요한 질문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대부분 지역구 문제만 직접 질의하고 다른 질문은 서면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경기도 고양시가 지역구인 민주당 정범구 의원은 고양시 관광 숙박 단지 사업이 문광부가 승인한 국책사업임에도 약속된 사업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고 부산 해운대가 지역구인 서병수 의원은 부산지하철 공사의 진행상황과 국고 지원에 대해 질의했다. 한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장, 차관에게 특정 사업들을 거명하며 "차질이 없겠죠"하고 묻기도 했다.

예산처 국감이 자기 지역구 사업 챙기기의 경연장이라는 선배 기자들의 얘기를 절감하는 순간 한나라당 소속 한 의원의 질문이 귀에 들어왔다. 이 의원은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의 출마설에 대해 물었다. "신당으로부터 제의가 있었나" "출마 예정있나" "대통령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는다면 어떻게 할 건가"

이어 국가의 재정을 책임진 사람이 출마를 생각하게 되면 지역구에 선심성 예산이 갈 수 있다며 출마할 예정이라면 장관직을 사퇴하고 예산도 다시 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래도 지역구 문제보다 국가 재정을 더 염려하는 국회의원도 있구나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이 때 이 국회의원의 지역구가 '부산' 이라는 자료가 눈에 들어왔다. 박 장관은 출마할 경우 부산이나 경남 밀양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국감장을 빠져 나오는 기자에게 던져진 질문. "결국 지역구 챙기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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