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감위 데드라인'

[기자수첩]'금감위 데드라인'

김준형 기자
2003.10.27 18:41

[기자수첩]'금감위 데드라인'

"뭐 꼭 그때까지 해야 하는건 아니고..." "국회일정 때문에..."

없던 일이 돼버린 정부의 생보사 상장안 발표 이야기가 아니다. 금융감독위원회에는 활동시한이 10월로 설정된 '금융회사의 개인신용평가능력 제고를 위한 태스크 포스(T/F)'가 있다.

신용정보의 집중에서 신용불량자 등록제도의 존폐여부까지 총점검, 개인신용도에 맞는 금융거래관행을 정착시켜 신용불량자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막중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금감위는 주요 신용불량자 대책가운데 하나로 이 T/F를 내세운 바있다.

시한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금감위는 외부 전문가팀으로부터 아직 초안도 받지 못했다며 급할게 없는 듯한 모습이다. 초안이 나와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보고서 최종안을 만들려면 한참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용정보 집중 등 금융권 이해가 엇갈린 부분이 적지 않고, 신용불량자 등록제도 폐지처럼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다뤄지다보니 시한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게 초안작성을 맡겨놓고 시한이 되자 '그쪽에서 덜돼서...'하는 모습은, 금감위원장 스스로 상정한 시한이 8월말에서 10월중순으로 미뤄졌다가 결국 없던일이 된 생보상장 건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감독기관이 이러다보니 금융권에서도 정부의 '데드라인'은 "사정이 어려우면 미뤄주는 것"으로 당연시하게 된걸까. 전환증권사들은 12월로 예정된 적기시정조치 유예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한다. 연내상장을 거부한 생보사는 시한이 된 법인세를 못내겠다고 버틴다. 분기말 평가시한이 임박했던 카드사들은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연체율10%'를 없애달라고 요구, 뜻을 이뤘다.

얼마전 부총리가 "현투매각 협상 타결을 20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혐상당사자인 금감위는 해명자료를 내며 "날짜를 못박았다가 안 지켜졌을때의 신뢰하락은 어떡하냐"고 재경부를 원망했었다. '날짜는 닥쳤지만...안되면 말고'로 인한 신뢰하락, 남의 탓할 일만은 아닌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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