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멋진 신세계"

[기자수첩] "멋진 신세계"

이웅 기자
2003.10.28 19:13

[기자수첩] "멋진 신세계"

라마단 금식월 첫날인 27일 바그다드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건물을 비롯한 시내 전역에서 일어난 동시다발적인 폭탄테러로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전날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이 투숙했던 바그다드의 알 라시드 호텔이 로켓포 공격을 받은 지 하루만의 일로 미국은 물론 파병을 결정한 세계 각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본격적인 게릴라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에 쓰라린 패배를 안겨줬던 베트남전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전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WMD)는 결국 미 정부관료들의 강박관념의 산물이었던 것으로 판명났고 전쟁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미국의 가는 길을 막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프랑스 등 이라크전을 놓고 미국에 집단적 반기를 들었던 국가들조차 다시 미국식 세계경영에 부역하는 길을 선택했고, 유엔은 최근 정식으로 미국의 손을 잡아줌으로써 이라크전을 사후 승인했다.

2차대전 종전과 함께 시작된 미국식 세계평화, 소위 '팍스 아메리카나'는 1989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이후 급속히 확대강화돼 왔다. 이라크전과 전후 처리과정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절대적 권능을 재확인시켜줬다.

미국의 치세는 언제쯤 끝이 날까.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제지배가 종언을 고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단언,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번 세기의 한가운데인 2050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경제의 맹주로 부상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판을 짜고 있는 서방선진 7개국(G7)을 대신해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등 소위 '브릭스(BRICs)'가 새로운 경제 강국으로 등장한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과연 이같은 시나리오가 쉽게 실현될 수 있을까. 경제발전을 뒷받침할 인프라(경제기반)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데다 시장경제체제가 아직 완전히 착근되지 않은 이들 나라가 과연 미국의 독주를 종식시킬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하더라도 지금의 신흥시장국들이 미국을 몰아내고 세계경제의 정상에 서는 '멋진 신세계'가 도래할 것이란 생각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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