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파업을 기다리는 사람들

[현장클릭]파업을 기다리는 사람들

김진형 기자
2005.10.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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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과 임단협 협상이 결렬돼 현재 정시출퇴근, 태업, 가계대출 취급 거부 등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옛 한미은행(현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

노조는 합법적인 전면파업이 가능하지만 파업 대신 그동안 정시출퇴근이나 태업 등의 투쟁을 벌여 왔습니다. 사측도 노조와 협상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파업은 피해야 한다는데 이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주 '근시일내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하고 각 영업점마다 고객안내문을 부착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고 얼마 되지 않아 노조 사무실에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노조죠? 파업 언제부터 하나요? 파업 하시면 우리 ********에 와서 하시죠. 아시죠? 얼마전 A노조가 파업하면서 숙소로 썼던 곳이요."

노조에 전화를 건 사람은 1인당 하루 숙박비를 2만5000원에 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군요. 전화를 받은 노조 간부가 노조원이 3000명에 달해 모두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주변에 다른 시설 4곳에 이야기해 놨습니다. 묶어서 모두 수용할 수 있습니다." 한미은행 노조는 전면파업을 하더라도 지난해처럼 본점을 점거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미리 파업 장소를 물색해 놓아야 하기는 하지만 이 사람의 '신속함과 철두철미함(?)'에 혀를 내둘렀다고 하네요.

옛 한미은행 노조에는 이밖에도 도시락 업체, 생수업체 등에서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파업을 시작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와 생수를 공급하겠다는 거죠.

이 은행 노조원들이 5000원짜리 도시락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3000여 전체 노조원의 식사비는 한끼에 1500만원, 하루면 4500만원, 열흘이면 4억5000만원에 달하니 도시락 업체들로서는 만만치 않은 매출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식수, 침낭이나 모포, 각종 생필품 등 파업으로 창출되는 '후방효과'도 상당한 규모입니다. 관련 업체들에게는 이른바 '파업 특수'입니다.

전면파업이 벌어지면 사측은 막대한 영업손실과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고 노조원들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기간만큼의 월급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파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니 역시 누군가 손해를 보면 반드시 이득을 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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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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