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 괘도, 궤도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 괘도, 궤도

나윤정 기자
2006.04.27 16:57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요즘 초·중·고교에 'e-learning(러닝)' 열풍이 불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학습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e러닝의 구호는 학생이나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너무나 큰 매력이다. 칠판, 담임교사, 종이괘도 등으로 대표되던 전통적인 교육시스템은 대형 모니터, 동영상 강의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괘도를 기억하시나요? 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1980년대만 해도 학습자료라곤 칠판에 걸어 사용하던 괘도밖에 없던 것 같습니다. 신문지 두 장 크기의 널따란 종이에 검정, 빨강, 파랑 3개밖에 없는 매직펜으로 정성껏 글씨를 다 쓰고나면 여지없이 한쪽으로 기울어져버리던 글씨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요즘은 학급 홈페이지에 접속만 하면 ‘사이버 공부방’과 ‘맞춤학습’ 메뉴를 통해 담임선생님이 자기 수준에 맞게 설계한 학습내용이 준비돼 있다고 하네요. 그만큼 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인터넷을 통해 구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삐뚤빼뚤한 글씨가 적힌 정감 있는 괘도가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괘도’와 ‘궤도’는 발음이 같아 음성으로는 구분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궤도’라고 써야 할 부분에 ‘괘도’라고 쓴 기사가 눈에 많이 띕니다. 보통 기사에선 ‘괘도’보다 ‘궤도’의 쓰임이 더 많습니다.

우선 ‘괘도’란 국립국어연구원에 따르면 ‘걸어놓고 보는 학습용 그림이나 지도’를 말합니다. ‘걸그림’으로 순화해 쓰라고 돼 있네요.

반면 ‘궤도’는 ‘물체가 일정한 법칙에 따라 운동할 때 그리는 경로’와 ‘일이 발전하는 정상적이며 본격적인 방향과 단계’라는 뜻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외주 생산업체를 바꾼 이후 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오세훈 후보로 확정하면서 5ㆍ31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 관계자는 이 위성이 궤도에 돌입했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위성이 제대로 작동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작은 등으로 가장자리를 별처럼 장식한 예쁜 기차가 공중 궤도를 아주 천천히 돌고 있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