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시장점유율·경쟁력 봐야…대기업 투자 사이클도 변수"
IT에 대한 전망이 어느 때보다 밝다. 연초부터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키워온데다 제품 가격 상승에 환율 등 가격 변수가 우호적으로 형성되자 마침내 때가 왔다는 표정들이다.
IT 대형주와 긴밀하게 얽힌 부품, 장비주들의 투자 매력은 어떨까. 삼성전자의 제품 수요가 늘고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부품 업체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시장 분석가들은 부품주에 대해 매수 기조로 접근하되 업체들간의 시장점유율 및 경쟁력을 따질 것을 권고했다. 또 대기업의 투자 사이클도 부품주의 주가 전망에 주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 구희진 우리투자증권 팀장 = IT 관련 대형주들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하반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IT 관련 장비나 부품주에 접근할 때 대형주의 실적 개선 요인이 무엇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근거로는 원/달러 환율의 안정, 제품의 계절적 수요 확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원가 절감은 장비나 부품 업체에 부정적인 재료다. 원가절감은 곧 설비투자를 줄이고 부품 단가를 인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데 이는 관련 업체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제품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는데 반해 부품이나 재료 단가는 대기업이 일정 부분 조정이 가능하다.
IT 대형주의 실적 개선이 투자 감축과 단가 인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장비나 부품주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들의 이익 모멘텀은 대기업의 실적이 충분히 향상된 후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질 때 가능하다. 일례로 LCD 업체가 투자 규모를 조정하면서 관련 장비주가 고전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펀더멘털 개선에는 어느 정도 시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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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장비나 부품주의 제품이 얼마나 핵심적인 소재인가에 따라 관련 업체 사이에 차별화가 발생할 수 있다. 대기업이 단가를 조정하기 힘들고, 시장이 과점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라면 IT 경기 사이클의 개선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한미반도체와 코아로직 등이 추천 종목이다.
◇ 한승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 반도체 뿐 아니라 휴대폰과 LCD 및 PDP 등 주요 IT 부문의 업황이 개선되면서 관련 장비 및 부품주에도 수혜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주의 경우 몸집이 가볍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상승 곡선을 탈 때 대형주에 비해 높은 주가 상승 탄력을 보일 수도 있다. 다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꺾일 때 주가 낙폭이 가파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가령,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모토로라에 밀렸던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이 생기를 찾으면서 휴대폰 케이스 업체들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슬림폰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케이스 수요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LCD와 PDP도 업황이 개선되면서 관련 부품 업체에 대한 단가 인하 압력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패널 업체의 이익률이 저조했을 때는 제품 단가 인하 압력이 과도했지만 점차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마이크론을 포함한 관련 종목의 추천이 많아진 것도 이같은 논리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부품 업체 중에서도 시장점유율과 경쟁력을 가진 종목으로 압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 단가 압력속에서도 자체적인 비용을 축소하면서 살아남은 기업이 있는가 하면 고전하는 기업도 있다.
◇ 임상국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 최근 주식시장이 종목장세의 특성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데다 IT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 관련 부품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크게 장비와 부품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후자의 투자 매력이 높아 보인다. 장비의 경우 하이닉스나 삼성전자의 설비투자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설비투자 움직임이 뚜렷해질 경우에는 모멘텀을 받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장비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적 향상이나 주가 움직임에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반면 부품주는 이익률이 장비에 비해 다소 낮지만 이익의 연속성이 있고, 주가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LCD의 경우 실적 바닥이 올해 4분기에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종제품이나 부품 생산업체의 주가가 이미 상당폭 오른 상태다. 추가 상승 여부는 이익 흐름을 확인한 후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4분기 바닥을 찍고 업황 사이클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만큼 주가가 고점을 찍었다고 보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