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무대 주연이 없다고?

[내일의전략]무대 주연이 없다고?

황숙혜 기자
2006.10.24 18:16

"외인 IT매도는 불확실성 때문…기업가치 반영되면 해소될 것"

"주도주라.... 글쎄요, IT가 한 번 가지 않을까요."

반도체나 LCD 업황에 대한 시장 분석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투자가들은 박스권 돌파를 주도할 업종으로 IT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표정이다.

그런데 외국인은 왜 연일 IT를 팔아치울까.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11일 동안 전기전자에 대해 매도우위를 보였고, 매도 금액은 1조원에 달했다.

기술주 비중축소가 오랜 시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석가의 의견은 이렇다. 외국인의 IT 대형주 매도는 해당 산업이나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향후 이익성장과 관련한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 우려에 따른 것으로, 기업 가치와 주가가 적정 수준에서 균형을 이룰 때 매도 공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는 "최근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부진했고, 내년 상반기 IT 업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의 매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기업가치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며,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경우 연간 기준으로 내년 이익이 올해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적정 기업가치를 반영, IT 매도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는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고, 시장의 주도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이익 개선이나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흐름 등을 재료로 종목별 상승이 활발하다"며 "지수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지만 상승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승 종목들을 하나의 테마로 묶어 보여주기는 쉽지 않지만 지수를 쳐다볼 것이 아니라 발품을 팔아 개별 종목을 분석하면 미인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과거 미국 증시에서 시황과 관계없이 핵심 블루칩 50개 종목이 강세를 보였던 이른바 '니프티 피프티' 현상이 국내 증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특정 업종이나 테마를 중심으로 한 상승이 아니라 각 업종내 대표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수 및 수출 업종 대표주 30개 종목의 견조한 상승에서 향후 코스피시장의 상승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석 팀장은 "수출 및 내수 업종의 30개 대표주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였고, 이미 지난 5월 고점 수준에 근접하거나 상회했다"며 "상대적으로 내수 대표주의 흐름이 안정적이지만 두 가지 모두 코스피지수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고가 행진을 펼친 신세계와 KCC 등 내수 대표주의 경우 단순히 경기방어적인 성격 때문이 아니라 기업이익의 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인데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수출 대표주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총 상위 종목이 부진한 반면 현대모비스, 대한항공 등 중하위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다. 수출 대형주가 상당 기간 조정을 거친 후 상승 추세로 복귀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임정석 팀장은 "내수와 수출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은 향후 이익 흐름"이라며 "이익의 절대적인 규모나 방향성, 모멘텀 측면에서 3분기 이후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와 코스피시장의 탈동조화 현상을 이익흐름과 주가 사이의 괴리로 설명하고, 이익 모멘텀을 토대로 주도주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이사는 "미국 기업이 13분기 연속 두자리수 이익 성장을 보였지만 지난해까지 주가 상승이 부진했던 반면 국내 증시는 2년간의 기업 이익 감소에도 상승했다"며 "결국 탈동조화를 깨려면 기업 이익이 향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코스피시장의 부진은 선진 증시의 강세와 이머징마켓의 약세라는 큰 그림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둔화가 이머징마켓의 공통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종우 이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 이익의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여기서 상승 회복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며 "특히 반도체와 조선, 건설 등의 업종이 유망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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