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다음 이재웅 사장의 '통큰' 보증

[기자수첩]다음 이재웅 사장의 '통큰' 보증

전필수 기자
2007.07.05 07:53

서민 상식으로 이해 안돼

"부모자식간에도 보증은 안선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듣게 되는 어른들의 충고 중 가장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다. 이 속담을 충고의 가장 앞에 두는 어른들도 적지 않다. 살다보면 형제나 친한 친구의 부탁에 이 속담을 방패막이로 하는 일도 생긴다. 그만큼 서기 힘든 게 보증이다.

이재웅다음(48,450원 ▲400 +0.83%)커뮤니케이션 사장이 200억원이 넘는 자기 주식을 매제와 지인들을 위해 몰래 담보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장은 또, 매제를 도운다는 명분으로 시가보다 40% 가량 비싼 가격에 매제가 대표로 있는 화인에이티씨 주식을 장외에서 샀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IMM네트웍스가 화인에이티씨를 인수할 때 금융권 차입금 55억원에 대해 다음 주식 40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당시 다음 40만주는 시가 247억원이 넘었다. 사실상 이 사장의 담보로 IMM네트웍스는 인수자금을 빌린 것이다.

그런데도 IMM네트웍스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당시 공시에서 IMM네트웍스는 자사의 신용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차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은 화인에이티씨의 실제 인수자가 이 사장이란 의혹이 제기되면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추가자료를 요구하자 정정공시를 통해 이 사장의 담보제공 사실을 밝힌 것.

화인에이티씨의 이전 최대주주는 IMM네트워크에 지분 일부와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장과도 비밀계약서를 체결했다. 이 사장이 화인에이티씨에 1000억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한다는 게 계약서의 골자다. 정황상 이 사장이 화인에이티씨의 실제 인수자란 추론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의혹을 이 사장은 적극 부인했다. 자신은 화인에이티씨에 현물출자를 검토했을뿐 확정하지는 않았으며 최근 주식 인수도 매제를 도우는 방편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인수도 확정하지 않은 회사를 위해 수백억원대 보증을 서고, 단지 매제를 돕기 위해 수억원의 웃돈을 주고 주식을 사주는 코스닥 벤처 부호의 통큰 씀씀이를 천만원짜리 보증을 서면서도 며칠을 고민하는 서민의 척도로 이해하려고 한 게 무리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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