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 합병 '무조건 허용' 공정위 결론, 1년전과 180도 달라
KT·KTF 합병심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론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1년 전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을 인수할 때의 심사결과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SK텔레콤건은 전혀 다른 회사를 인수한 것이지만 KT는 자회사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경쟁제한성' 여부를 판단해야 할 공정위의 관점치고는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08년 2월 15일. 공정위는 SK텔레콤의 하나로 인수건에 대해 '조건'을 내걸었다. 그런데 이 조건은 공정위 권한을 벗어난 것이어서 당시 정보통신부를 발끈하게 할 정도였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이 독점사용하고 있는 800㎒ 주파수를 의무적으로 로밍시켜야 하고, 결합상품을 판매할 때 차별을 금지하는 등의 조건을 단 이유를 "유무선 통신시장에 경쟁제한성 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유없이 SK텔레콤이 타사의 로밍요청을 거부하면 직접 제재하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꼭 1년이 지난 올 2월 25일. 공정위는 KT와 KTF 합병에 대해 '무조건 허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심사초기만 해도 간이심사를 일반심사로 진행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던 공정위의 결론치고는 싱겁기 그지없었다. 더구나 이번 합병건의 최대 쟁점인 전주와 관로 등 유선 필수설비에 대해서는 "합병과 직접 관련이 없고, 필수설비는 방통위의 규제대상"이라고 했다. 결합상품 판매에 따른 지배력 전이문제도 "가격인하로 경쟁이 촉진될 뿐 아니라 SK군과 LG군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언급했다.
공정위의 결론에 대해 가장 격분하는 곳은 다름 아닌 케이블TV사업자(SO)들이다. SO들은 "합병KT는 쿼트러블플레이서비스(QPS) 결합상품를 완벽하게 구축한 유일무이한 사업자로, 케이블TV의 이통통신시장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경쟁제한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공정위 조치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방송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정위 처사에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1년 만에 변해도 너무 변한 공정위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두 건의 경우가 똑같지는 않지만 '경쟁제한성' 측면에서 공정위 잣대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 심사과정 자체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조속히 결론을 내겠다"고 하더니, 급기야 예정에도 없던 전원회의를 부랴부랴 소집해 승인결정을 내리는 모습은 그동안 '깐깐했던' 공정위의 모습과 사뭇 달라 보였다.
공정위 출신의 한 전문가는 "시장역사를 보면 불황을 틈타 거대독점 기업이 출현했다"며 "법의 집행기준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일관성 있게 집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