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기금 "채권 말고 할게 없다"(종합)

국내 연기금 "채권 말고 할게 없다"(종합)

더벨
2009.03.26 11:02

[더벨 연기금포럼]주식과 해외투자 비중 올해 축소 불가피

국내 대표 연기금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국내외 주식과 해외자산에서 상당한 손해를 본데다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불안과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짜 놓았던 주식비중 확대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24일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더벨(thebell)이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주최한 `2009 연기금포럼`에서 대부분 연기금들은 일단 올해는 국내 채권, 그 중에서도 회사채와 공사채 등 상대적으로 고금리 매력이 있는 채권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주식과 해외 비중을 늘려간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지만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는 리스크관리에 주력하며 기회를 엿보겠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론 주식 비중 확대"〓김경태 사학연금관리공단 주식운용팀 부장은 "해외시장 안정성과 주식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때까지 보수적인 접근을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주식 등 고위험 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 아래 매년 중장기 계획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재검토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사학연금은 2011년까지 주식 부분을 24%, 채권 부분을 30%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 주식투자부문은 장기적으로 그 비중을 높여가되 해외시장 안정성과 주식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때까지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해외투자와 관련, 김 부장은 "당분간 추가 투자보다는 만기도래시 회수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투자의 경우에는 국채대비 스프레드 축소가 예상되는 우량 공사채와 회사채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체투자 비중을 현재 10%에서 27%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부장은 "대체투자부문은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투자대상이 상당히 축소돼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위축 장기화 및 해외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만큼 기본적으로 각 투자자산 배분은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고채 줄이고 회사채 늘리겠다"〓교직원공제회는 올해 채권투자 비중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와 달리 고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국채비중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고금리 매력이 있는 회사채에서 투자대상을 고를 생각이다.

박인현 채권팀장은 "섹터별 편입비중을 회사채 등 고금리 채권을 확대하겠다"며 "지난해 채권투자성과는 국공채, 금융채, 회사채 순서로 높은 성과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그 순서가 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수급부담과 금리상승 압력으로 채권에서 지난해와 같은 높은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추경편성에 따른 수급부담이 부각될 전망이며 1분기 이후에 경기회복 기대가 살아나면서 금리상승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러가지 전략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국채선물의 저평가를 활용해 저평가 확대시 매도차익거래(현물채권매도&국채선물매수)와 구조화채권, 자산유동화증권, 주식관련사채 투자 등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제고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기업별 신용한도 철저히 관리할 것"〓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관리와 관련해 장기자산 투자 비중 확대로 자산 듀레이션 증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변동금리형 상품과 저축성 보험 판매를 확대해 부채 듀레이션을 축소시킬 방침이다.

이길정 보험리스크관리팀 사무관은 "보험사업은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 리스크에 크게 노출되는 특성이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금융 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금리 VaR(Value At Risk) 소진율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또 금융당국이 오는 4월 지급여력제도를 강화한 RBC(리스크 기준 자기자본제도)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매월 RBC비율을 산출 분석하고, 민영보험사의 RBC비율 관리현황을 벤치마킹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우체국보험은 지난해 12월 기준 지급여력이 120%에 달하지만, RBC가 도입될 경우엔 10~20%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리스크와 관련해선 "2007년도 상반기까지 상승장에서 주식투자 한도 및 시장리스크(VaR) 한도를 초과해 일부상품의 환매 및 주식관련 상품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제한한 바 있다"면서 "이같은 조치로 서브프라임 이후 주가하락기에 손실이 축소됐다"고 이 사무관은 말했다.

신용리스크 역시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보유자산의 예상부도율 증가로 신규투자를 자제하는 분위기. 이 사무관은 "국채 및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낮은 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신용등급이 A- 이상인 기업에 한해서만 투자하도록 해 기업별 신용한도 관리를 철저히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탁사 선정때 정성평가 최소화"=노동부는 위탁 운용사 선정과정에서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정성적 평가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임섭 고용보험정책과 사무관은 "14조원 정도의 자금을 운용 중으로 대부분 아웃소싱을 맡기고 있어 위탁관리 기관 선정이 매우 중요해 향후 보다 정교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연간 위탁기관 풀(Pool)을 선정해 풀에 포함되어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아웃소싱한다. 연간 위탁기관 풀 선정 방식은 먼저 벤치마크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ㄴ낸 기관은 자동으로 재선정되고, 반대의 경우는 신규 기관과 함께 재선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운용수익률 중심으로 평가하되, 위탁기관의 재무안정성도 고려한다. 세부적으로 운용회사와 증권사는 기준수익률 대비 초과수익률을 평가한다. 신규 선정할 경우는 운용성과, 재무안정성, 영업규모 등이 평가 항목이다. 이중에서 운용성과가 70% 배점으로 가장 높다.

임 사무관은 "위탁자산의 성과의 지속성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를 보완할 예정이고 개발 되면 다른 연기금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용하며 느낀 점은 모두다 알파를 추구하는 것인데, 하지만 알파를 분석해보면 시장에 대한 과도한 베팅이 있다"며 "지나친 수익률 추구로 인해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도록 위험성 평가를 폭넓게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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