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불황 대처법..직원들엔 배려 경영, 원가엔 극한 도전
기업들마다 '출장 경비 줄이기' '불 끄기' '복사 용지 아끼기' 등 '마른수건 짜기'가 한창이지만LG디스플레이(11,020원 ▼480 -4.17%)에는 특별히 그런 움직임이 없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은 "직원들의 일상 업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경비 절감 지침 등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앞 다퉈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강도 높은 경비 절감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LG디스플레이의 불황 대처법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비 절감 보다는 원가 절감 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취임 직후 이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경영', 원가 절감을 위한 '극한도전'이라는 경영 철학의 연장선이다.
권 사장은 취임 이후 일관되게 '배려 경영'을 펼치고 있다. 권 사장이 취임한 지난 2007년은 LG디스플레이가 직전연도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때였다. '재무통'인 그가 취임하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가 들고 나온 것은 뜻 밖에도 '배려'였다.
'사람 내몰고 조직 쥐어짜는 대신 임직원의 마음을 얻어 다시 시작한다'는 게 권 사장의 '배려 경영론'이다. 이상론자로 보였지만 결과는 성공이었다. 직원들의 기를 살려냈고 업황 사이클도 마침 호황기에 진입, 흑자로 반전했다.
지난 9일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파주, 구미 사업장에서 사원가족들을 회사로 초청하는 행사를 가졌다. 다채로운 문화공연과 이벤트는 물론 여느 테마공원 못지않은 놀이 시설이 제공됐다. 경기 침체에도 5600여 명의 직원과 가족들이 참여해 2년 전 첫 해 때보다 참여인원이 네 배로 커졌다.
권 사장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경비 절감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는 데는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원가 절감 등 보다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극한 도전'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원가 절감에 있어선 강도 높은 실천을 요구한다. 원가 절감을 담당하는 조직을 별도로 만들었고, 생산력을 극대화하는 맥스캐파(Max. Capa.), 생산공정의 낭비와 불필요한 요인을 없애는 민로스(Min. Loss)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독자들의 PICK!
그 결과 2007년에는 별도의 시설투자 없이도 LCD 생산능력을 20% 끌어올렸고, 지난해에는 연간으로 30%의 원가 절감률을 달성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만 10%의 강도 높은 원가절감을 이뤄냈다.
권 사장이 추구하는 '시스템식' 비용절감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LCD 생산공정이 이뤄지는 클린룸 온도 유지 방식을 스팀 공급 방식에서 직접 물 분사방식으로 바꿔 연말 시범 운영에서만 2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올해 전공장에 도입해 연 6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예상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 활동들이 2007년과 2008년 연속 사상최대 매출액 달성의 밑거름이 됐다"며 "생산 현장의 '극한도전'과 직원들에 대한 '배려'라는 경영철학이 불황기를 맞아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