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새로운 출발점

[개장전]새로운 출발점

김진형 기자
2009.07.01 08:17

'확실한 신호' 기다리는 시장...실적확인 후 대응해야

전날 미국 증시는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 경기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세 가지의 경기지표가 발표됐다. 소비지표인 6월 소비자신뢰지수, 주택가격을 보여주는 S&P/케이스실러지수, 그리고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 지수였다. 소비, 주택, 경기를 보여주는 만큼 세 가지 모두 의미있는 지표들이었다. 결과는 두 가지는 예상 상회, 하나는 예상 하회였다. 하지만 두 개가 좋았음에도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

예상을 하회한 지표는 소비자신뢰지수였다. 이 지수가 발표되기 전까지 다우지수는 상승 중이었다. 하지만 소비지표가 밑돌았다는 소식에 순식간에 하락반전했고 반전하지 못했다. 결국 다우지수는 0.97%, S&P500지수는 0.85%, 나스닥 지수 역시 0.49% 하락했다.

전날 미국 증시의 움직임은 '소비'가 문제 해결의 핵심임을 보여주고 있다. 추락하던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는 이제 없다. 한국은행은 '경기하강은 멈췄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회복의 지속성과 그 속도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소비라는 얘기다.

하지만 소비지표는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기 위한 전제조건인 고용사정도 마찬가지다. 또 빚내서 소비할 정도로 저축과는 담을 쌓았던 미국인들이 저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5월 저축률은 6.9%다. 1993년 12월 이후 15년 5개월래 최고치이다. 소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저축이 늘어난다면 소비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지만 소득은 늘지 않는데 저축률만 높아진다. 소비할 여력이 없는 셈이다.

미국의 소비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 한 전세계 경제 회복도 제한적이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성장은 사실상 미국의 과잉소비에 기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과잉설비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자체 소비해야 하지만 그만큼의 소비여력을 아시아는 갖고 있지 못하다. 결국 과잉설비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이는 설비투자의 감소, 고용의 감소로 연결된다.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새로운 한 달의 시작이자 하반기의 시작이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달라진 게 없다. 시장은 좀 더 확실한 경기회복의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겠다는 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이 뒤로 후퇴하는 것도 막고 있다.

전날 우리 증시도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 증시의 상승, 윈도드레싱 효과, 개선 추세를 재확인시킨 산업활동동향 등의 호재가 있었지만 코스피지수는 1.1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하락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불안한 상승에 그쳤다. 그나마 실적발표를 앞두고 증시를 끌어가던 전기전자업종도 주춤하면서 주도주 부재 상황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의 권고도 그대로다. 방향성이 나타날 때 까지는 섣불리 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상당 부문 선반영한 시점이고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 즉, 2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확인과 추가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이 요구된다"며 "예측보다는 확인 이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무엇을 가지고 시장의 상승을 이끌 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가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며 "새 출발선이라는 이유로 들뜨기 보다는 기존의 박스권 내에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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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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