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삼성생명 둘 다 금융지주회사 전환 사실상 불가능

"(회사분할과 주식교환 등) 이 방법은 여러 단계의 회사분할과 주식교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삼성그룹이 상당한 법률적, 사회적 비용을 치를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실제 활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후략..)"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을 반대하는 경제개혁연대가 지난 5월7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공성진 법안) 논란이 일어날 당시 삼성의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경제개역연대가 밝혔듯 삼성이 금융지주회사로 가기 위해 불만족스럽고,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법이 22일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삼성은 또 다시 원치 않는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시민단체들은 삼성 특혜법 통과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연 이 법이 삼성에 이로운 것일까.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했던 `금융지주회사법'이 토대가 된 이번 개정안은 비은행 금융지주회사가 비금융 자회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이나 증권사 등 비은행 지주사가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둘 수 있다는 것.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의 순환출자 구조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정안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되는 길은 멀고 험하다. 에버랜드를 금융지주회사로 할 경우 삼성생명은 금융자회사가 되고 삼성전자는 손자회사가 된다.
이는 금융지주회사법 제19조(손자회사) 규정에 여전히 걸린다.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삼성생명)는 금융업을 제외한 다른 회사(삼성전자(299,500원 ▲23,500 +8.51%))를 지배해서는 안된다는 조항 때문이다. 여기서 지배란 보유지분율에 상관없이 1대주주를 의미한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 7.21%를 보유한 1대주주다. 삼성전자의 2대주주는 4.02%를 보유한삼성물산이다. 따라서 금융지주회사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3.2% 가량을 매각해 2대주주인 삼성물산이 1대주주로 올라서게 하는 방법이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3.2% 가량을 외부 회사에 매각할 경우 2대주주인 삼성물산이 1대주주가 되긴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삼성그룹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 삼성이 이 방법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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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2% 가량을 인수해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하면 될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 측도 있다. 삼성물산이 6%, 삼성생명이 5% 정도의 삼성전자 지분비율을 유지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1대주주가 되면 삼성이 여전히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여기에도 걸림돌이 있다. 삼성전자 지분 인수에 필요한 2조원(1%에 약 1조원)의 자금이나 삼성물산의 기존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삼성물산이 일반지주회사 요건을 자동으로 갖춰 부담을 안는 문제가 생긴다.
지주회사 요건 규정에 따르면 투자자산이 그 기업 총자산의 50%를 넘을 경우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게 돼 자동적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삼성물산의 총자산규모(개별기업기준)는 약 11조원이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투자한 삼성전자(4%),삼성테크윈(1,248,000원 ▼1,000 -0.08%)(4.3%),제일기획(18,870원 ▲210 +1.13%)(12.6%),삼성정밀화학(52,800원 ▲1,400 +2.72%)(5.6%), 삼성SDS(18%), 삼성네트웍스(19.5%), 삼성에버랜드(1.5%), 삼성종합화학 (38.7%), 삼성석유화학(27.3),삼성카드(47,900원 ▼450 -0.93%)(2.4%) 등의 투자자산이 5조원에 달한다.
총자산 대비 투자자산의 비율이 45.6%다. 만약 삼성전자 지분 2%를 약 2조원에 인수한다면 총자산(13조원) 대비 투자자산(7조원) 비율이 53.8%에 달해 자동적으로 '일반지주회사' 요건을 갖춰 삼성물산은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 경우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자회사로 두기 위해서는 기존 6%에 자회사 요건인 20%를 맞추기 위해 14%의 지분(약 14조원)을 더 확보해야 한다. 또 삼성테크윈 등 다른 제조업 계열사의 지분도 확보해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어 수천억에서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삼성생명 문제를 해결해주려다가 오히려 삼성물산이 일반 지주회사가 되는 덫(?)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삼성생명 자체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경우도 불가능하다. 지주회사인 삼성생명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삼성생명으로 기업을 분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기업은 이같은 기업분할을 통한 지주회사의 설립이 용이하지만 보험사의 경우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삼성생명이 지주회사가 되고 삼성전자를 자회사로 두는 형태로 해서 20%(비상장사의 경우 40%)의 지분을 보유하는 지주회사를 가정하고 있지만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이는 불가능하다.
실제 허용이 돼 가능하게 되더라도 현재 보유 지분에 13%를 추가로 인수해야 한다. 이 경우 13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제개혁연대가 회사분할과 주식교환 등의 방법으로 법률적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한 형식이다.
결국 공성진 의원과 정부 입법안(대기업의 은행소유 한도 조정)이 담긴 새 금융지주회사법이 22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삼성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라는 이름 때문에 치러야 하는 `악플'에 삼성은 속앓이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