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매도 물량 집중될 대형주 움직임에 주목
다시 주식형펀드에 시선이 집중된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프로그램 매수세도 9거래일째 순매수를 보이는 등 외국인과 프로그램쪽 수급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이번 주 들어 이틀 연속 하락하며 1650선도 내줬다.
3월 들어 1610선이던 지수가 1660선까지 회복하는 등 1700선 도달도 눈 앞에 둔 듯 했지만, 조금씩 뒤로 밀리는 기색이 두드러진다.
이유는 뭘까. 답은 '펀드 환매'로 지목된다. 그동안 수급상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매가 괜찮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 반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투신권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코스피시장의 반등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16일 코스피시장에서 투신은 214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기관 순매도가 2776억원임을 감안하면 77.2%를 차지한 셈이다. 전날에도 투신은 1052억을 순매도했다.
투신은 최근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주 들어 '팔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투신은 6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간에 5349억원을 팔아 치웠다.
투신의 매도 공세는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2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ETF, 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는 996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4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4476억원에 달했다. 올 들어서는 7404억원이 순유출됐다.
류용석현대증권시장분석팀장은 주식형펀드 자금의 유출에 대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재차 부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 팀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펀드에서 일단 자금을 뺀 뒤 안전자산으로 옮기고 시장을 지켜보려는 심리가 우세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3년간 지켜오던 펀드에 대한 인내가 한계치에 달하면서 '손절매'를 하더라도 펀드를 깨는 심리도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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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피지수 1700선을 전후로 집중된 펀드 자금은 2007년 '펀드 전성기' 시절 유입된 자금이 대부분"이라며 "당시 '펀드 바람'에 거치식으로 뭉칫돈을 넣은 투자자들이 환매 시기를 놓친 뒤 다시 1700선에 근접하면서 기다림에 지쳐 원금 손실을 보더라도 원금 수준에서 환매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4,550원 ▲30 +0.66%)에 따르면 2007년 이후 1700선에 유입된 자금은 23조원이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때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1700선에서 펀드를 깨지 못한 투자자들이 다시 지수가 1700선에 육박하자 환매를 시도한다는 관측이다.
2007년 이후 3년이라는 기간 동안 '펀드통'을 앓아온 펀드투자자들이 증시의 게걸음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펀드 깨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환매요구가 들어오면 팔아서 내줄 수 밖에 없다"며 "지수가 반등을 추구하더라도 환매요구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투신권의 물량 부담에 증시가 힘겨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주식형 펀드 환매시 매매가 쉬운 대형주 위주로 매도물량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주의 움직임에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