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환매, 좀 참을걸"… '루저남편'된 사연

"펀드환매, 좀 참을걸"… '루저남편'된 사연

임상연 기자, 권화순
2010.04.07 16:02

[펀드런 비상]상승기 수익 놓쳐, 환매도 '분할'전략 필요

# "아내가 저보고 '루저남편'이래요. 그때 조금만 참았더라면..." 회사원 K씨(38)는 퇴근이 무섭다. 최근 들어 부쩍 심해지고 있는 아내의 잔소리 때문이다.

K씨는 내 집 마련 종자돈을 펀드와 주식으로 모두 날린 이후부터 아내와 각방을 쓰고 있다. 사정은 이랬다. 2007년 4월 K씨와 아내는 종자돈 5000만원을 '삼성그룹주펀드'에 투자했다. 3년간 묻어둬 종자돈을 키우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터지자 초조해진 K씨는 2009년 초 증시가 어느 정도 회복되자 손실이 난 상태에서 아내 몰래 펀드를 환매했고, 손실 만회를 위해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원금 대부분을 날리고 만 것이다. 만약 K씨가 펀드를 환매하지 않고 계획대로 3년간 기다렸다면 25% 가량 수익을 낼 수 있었다.

# A은행 H과장은 동료들과 펀드 얘기를 하면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된다. 그는 2007년 동료들과 함께 용돈을 모아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에 가입을 했었다. 처음에 250만원을 넣고, 2008년에 추가로 100만원을 넣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불안한 마음에 10월에 환매하고 말았다. 그때 손에 쥔 돈은 고작 126만원. 끝까지 환매를 하지 않은 동료들은 3년이 지난 지금 수익률이 많이 회복이 된 상태다.

H 과장은 "그나마 다행인 건 2006년에 들었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와 삼성그룹주 펀드를 적립식으로 불입한 것"이라고 말한다. 소득공제 혜택을 노리고 매월 일정 금액을 꾸준히 넣었는데 현재는 플러스 수익률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이틀 동안 1조원(2일 5003억원, 5일 5307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지면서 '묻지마 환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 K씨와 H씨 사례처럼 증시 상승기에 가입했다가 하락기에 환매를 해 막대한 손실을 보거나 추가 수익 기회를 놓칠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코스피 지수 1300~1400선에서 집중 환매가 발생했다. 2007년 가입한 투자자들이 원금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자 성급히 펀드를 깬 것. 하지만 코스피가 당시보다 25% 상승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추가 수익 기회를 놓친 셈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환매한 대부분의 투자자자들은 결과적으로 지금 후회를 하고 있다"면서 "환매의 기준을 매입 시점의 기준가가 아닌 경기회복 속도, 기업 실적 등으로 판단하는데, 이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굳이 시장을 떠날 때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김후정동양종금증권(4,965원 ▲155 +3.22%)애널리스트는 "투자 기간과 목표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고 펀드에서 자금이 빠진다고 하니까 자산배분 전략과 상관없이 급하게 환매를 결정하는 사례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먼 사태를 겪으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극도로 민감해져 있기 때문인데 '묻지마 환매' 보다는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매를 하더라도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코스피 지수가 1720선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3~5일 간격으로 분할 환매를 하는 게 유리하다는게 증시관계자들의 조언이다. 또 적립식 펀드의 경우 통상 90일 이내 불입한 자금에 대해선 중도 환매 수수료(이익금의 30~70%)를 떼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환매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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