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골드만 쇼크'에도 외인이 산 금융株

[내일의전략]'골드만 쇼크'에도 외인이 산 금융株

오승주 기자
2010.04.19 16:58

코스피지수가 1.7% 하락하며 4월 들어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1705.30으로 마무리되며 4월 들어 유지했던 1700선도 백척간두에 섰다.

하락은 이미 예견됐다. 골드만삭스의 피소에 따른 글로벌증시의 하락 분위기를 국내증시만 외면하고 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7% 내렸고,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5% 가까운 내림세를 보였다. 홍콩항셍지수도 장중 2.5% 가까운 하락을 나타내며 지난 주말 미국을 시작으로 불어닥친 조정 바람에서 아시아증시도 발을 빼기 어렵게 됐다.

투자자들은 일단 관망세가 두드러진다. 이날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3220억원으로 지난 주말 5조900억원에 비해 7680억원 가량 감소했다.

외국인이 정규장에서 790억원 순매도하며 4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다. 지수선물시장에서도 2509계약을 순매도하며 현ㆍ선물 동시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제한적인 '팔자'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22일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안 제기 시점에는 지수선물시장에서 하루에 2만737계약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당시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도 492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현·선물시장에서 '팔자'에 집중하며 코스피지수를 2.2% 끌어내렸다.

당시와 비교하면 '골드만 쇼크'에 따른 외국인의 움직임은 비교적 차분했다는 평가도 내릴 수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골드만삭스 쇼크'로 국내증시가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외국인은 대형 은행주에 눈독을 들였다는 점이다.

이날 외국인은 정규시장에서KB금융(146,700원 ▼1,200 -0.81%)과우리금융을 각각 213억원과 183억원 순매수했다.외환은행(61억원)과부산은행(51억원),하나금융지주(111,200원 ▼1,200 -1.07%)(36억원)도 소규모지만 매수 우위를 보였다.

'골드만 쇼크'로 금융주가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서도 외국인의 손길은 금융주 담기에 분주했던 셈이다.

업종별로도 이날 외국인은 금융업에 대해 227억원 순매수했다. 정규시장에서 외국인의 전체 매매규모가 790억원의 순매도였지만, 금융업에 대해서는 매수의 손길을 뻗친 셈이다.

외국인이 장이 빠지는 와중에도 은행주를 사들인 이유는 '골드만 쇼크'에 휘둘리기 보다는 '실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반증한다.

지난주 은행주는 반등을 가속화하며 신고가를 깨뜨리는 등 기세를 올렸다. 이날 금융업종에 대해 개인과 기관은 115억원과 154억원을 순매도하며 '골드만쇼크' 이후를 겁냈지만, 정작 '골드만 쇼크'에 대해 국내 기관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외국인은 은행주를 사들이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팔자'에 나선 가운데서도 은행주를 사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지수 하락과 외국인의 관심은 별개로 움직인다는 관점에서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날 증시는 골드만삭스의 피소도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의 부동산 추가 대책과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부진 등 펀더멘털적 요소가 겹치면서 아시아증시의 동반 하락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중국정부는 이날 투기 억제 차원에서 주택을 2채 이상 구입할 경우 은행의 최대 대출액을 전체 가격의 40%까지로 제한하고, 본인의 초기 납입금 비율을 60%로 높이는 것을 뼈대로 하는 부동산 규제안을 내놨다. 중국 경제가 위축될 수도 있는 정책이다.

여기에 미국 4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예상과 달리 잠정치 69.5로 전월 73.6에서 4포인트 가량 하락한 영향도 악재로 해석돼 코스피지수의 급락을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국내 은행주는 향후 실적 개선세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골드만삭스와 같은 미국 대형 투자은행과 다른 구조를 갖고 있어 외풍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수급의 주도권을 쥔 외국인이 지수보다는 '실적'에 초점을 맞춘 행동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류용석현대증권시장분석팀장은 "코스피지수는 골드만삭스 문제와 중국 부동산 추가 규제, 미국 소비자신뢰지수의 예상 밖 하락에 따른 경기 회복세 지연 등 우려로 낙폭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외국인이 은행주를 사들인 것은 실적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돼 당분간 외국인의 움직임은 실적 중심 행보를 이어갈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국내 금융주를 샀다는 것은 골드만삭스 문제가 국내 은행에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고, 실적도 긍정적이면서 골드만 문제가 이슈로서 힘을 다하면 원/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 하락 기조를 다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대목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외국인 매매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대목은 단기적으로 지수의 하락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길 필요가 있지만,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종목은 적어도 하락이 확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적에 바탕을 둔 선별대응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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