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총발행주식수 초과 …씨티證, 시스템 오류 추정
-발행주식수 웃돈 5억주 매수주문..시스템 오류
-매도물량 적어 '긍정적' 시각, 기아차 3% 상승
외국계 증권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씨티증권)에서 28일 기아차 주식에 대해 상장주식수를 훨씬 넘는 5억주에 가까운 매수 주문이 나와 다시 취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문물량 중에서 28만여주는 취소 전에 실제 매매가 체결됐다.
한국거래소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최첨단 매매기법과 관련된 시스템상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감리에 나서기로 했다.
◇1분여만에 4.8억주, 1000여건 주문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부터 씨티증권을 통해 기아차에 30만여주 단위로 매수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같은 방식으로 1분여만에 나온 주문은 모두 4억8000만주. 건수로는 1000건이 넘는다. 기아차 발행주식 총수 3억9000만주를 9000만주나 뛰어넘는 규모다.
씨티증권은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오전 10시경부터 주문 취소에 들어갔다. 이 역시 30만여주 단위로 이뤄지면서 모든 매수 주문이 취소되는 데 3분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처음 매수 주문을 냈던 28만주는 3만2450원에 매매가 체결됐다.
실제로 씨티증권에서 나온 초대형 매수 주문은 10여분 만에 사라졌다. 이후 10시9분께 씨티증권은 매수 1위 창구로 등장했다. 매수 금액은 모두 91억원에 이른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문이 한꺼번에 나왔으면 바로 주문 취소가 가능했겠지만 주문이 쪼개서 들어오다 보니 취소하는데도 시간이 걸렸고 이러는 동안 일부 물량에 대한 매매가 체결됐다"고 말했다.
◇시스템상 심각한 오류 가능성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최첨단매매와 관련된 전산시스템 오류에 따른 주문 실수로 보고 있다. 사전에 설정된 매개변수 및 제약조건(알고리즘)에 기초해 주문시간과 수량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이른바 '알고리즘 매매'를 통해 실행되는 주문 및 거래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씨티증권도 거래소에 "시스템상에 문제가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시스템상 매수 물량이 상장 주식수의 5%를 넘으면 자동적으로 호가 입력이 거부된다. 이론적으로 기아차에 대해 한 번에 낼 수 있는 매매주문은 최대 1960만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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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실제 한 창구에서 대규모 매수와 매도주문이 급속도로 이어지면서 자전거래 혹은 차익거래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그러나 발행주식수를 웃도는 황당한 매수 주문 실수를 처리하다 밀려 일부 체결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 "자칫했으면 엄청난 혼란"...거래소 감리 방침
업계 관계자는 "전날 종가인 3만2400원보다 50원 높은 가격에 체결돼 금전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대량 매수 주문 이후 기아차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오히려 이익이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아차의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2.78% 뛴 3만3300원에 마감했다.
그동안 증권사 직원이 거래량이나 호가를 잘못 입력한 적은 있어도 이번 사례처럼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초단시간에 주문이 쇄도한 사례는 없었다. 글로벌 증권사인 씨티증권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될수 밖에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수 주문이 현재가보다 높게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지, 현재가로 나오거나 매도 주문이 이 정도로 나왔다면 시장에 큰 혼란을 줬을 것"이라며 "향후 유사사례를 막기 위해서 철저한 감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