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갈피 못잡는 민영화…속 앓는 기관들

우리금융, 갈피 못잡는 민영화…속 앓는 기관들

반준환 기자
2010.07.22 14:13

우리금융민영화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기관들은 우리금융과 KB금융, 혹은 하나금융이 맺어지는 메가뱅크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메가뱅크의 현실성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하락, 적잖은 투자손실이 발생했다.

은행업황이 좋지 못해 투자손실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우리금융 투자로 115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예금보험공사에 이은 우리금융 2대주주로, 자기계정을 포함해 각종 펀드에 편입한 우리금융 주식을 합하면 총 4996만주를 가지고 있다. 지분율은 6.2%에 달한다.

이는 올 4월 우리금융 민영화 사전작업으로 추진한 예보 소수지분 블록딜 때 확보한 것으로, 매입단가 1만6650원에 총규모는 7370억원 가량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금융 주가(21일 종가)는 1만4050원으로 15.6% 하락한 상태다. 22일 장중에도 약세를 보이며 13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우리금융이 미래에셋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LG화학(326,500원 ▲2,000 +0.62%),현대모비스(444,000원 ▲12,000 +2.78%),현대차(553,000원 ▲5,000 +0.91%),LG디스플레이(11,960원 ▲330 +2.84%),하이닉스(924,000원 ▼17,000 -1.81%)다음으로 크다. 다른 종목의 선전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는 문제가 없으나, 우리금융이 갉아먹는 투자수익률이 속 쓰리지 않을 리 없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보다는 적지만 역시 은행권 지각변동 가능성을 보고 주식을 편입한 곳들이 적잖다. 지난해와 올해 예보 블록딜에서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해왔던우리투자증권(32,200원 ▲150 +0.47%)과 여타 투자은행(IB) 담당자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당시 민영화에 따른 주가상승을 세일즈 포인트로 제시했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4월 블록딜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를 유치했던 IB들이 곤혹스러워진 게 사실"이라며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에 대한 문의가 계속 오고 있으나 딱히 설명할 부분이 없다는 점도 답답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합병 가능성이 유력시됐던KB금융(147,400원 ▼1,600 -1.07%)은 어윤대 신임회장이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상태다. 어 회장은 이달 주주총회에서 "2~3년 후 (우리금융 인수)기회가 생기면 주주나 이사회의 결정에 따르겠으나, 당분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다른 인수후보인 하나금융지주 역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민영화 시나리오는 계열사 분리매각, 혹은 지속적인 블록딜 등으로 의미가 축소되고 있다. 주가가 민영화 기대감으로 상승했다면, 이제 반대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민영화 외에 주가를 견인할 수 있는 부분이 딱히 없다는 점도 문제다. 우리금융은 기업여신과 건설부문 대출이 많아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적잖다. 최근 자회사 경남은행에서 5000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계열사 분리매각에 적잖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증권가는 은행주들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권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점에서다. 대신증권은 KB,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와 5개 상장은행 등의 올 2분기 순이익이 1조7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4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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