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CEO 변신위해 넥타이를 풀어 헤쳤다

준비된 CEO 변신위해 넥타이를 풀어 헤쳤다

최중혁 기자
2011.04.20 07:00

[머투초대석] 김정기 한국교원공제회 이사장

교육관료들과 오랫동안 알고 지내보면 '정말 고리타분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나쁘게 보면 끝없이 나쁘게 보이지만 좋게 보면 또 대한민국에 이만한 주춧돌이 없다. 정권의 흥망에 상관없이, '그 어떤 정권 출범에도 굴하지 않는'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로서.

교원공제회 김정기 이사장도 그런 측면에서는 일가를 이룬 인물이다. 노무현 정부 때 영민함과 성실함으로 차관보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서 인정을 받은 것은 정권이 바뀌면 핸디캡이 된다.

공무원의 꿈인 '차관'에 이르지 못하고 2008년 대학(선문대 부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주호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교육부 혁파'를 명분으로 행시 22기 1급 3명을 쫓아낼 때 '원 오브 뎀'으로 휩쓸려 나갔다.

하지만 용이 어찌 못 속의 물건이랴. 광우병 파동 뒤에 청와대 수석들이 물갈이 되면서 다시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참 알 수 없는 게 세상사다. 모르긴 해도 TK(경북고), 서울대 사대라는 배경이 도움이 됐을 터.

그렇다고 청와대라는 곳이 배경만으로 버틸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 이사장은 교육부 재직 시절 조용하면서도 강한 업무 추진력으로 선후배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았었다.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2년 넘도록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고된 일들을 수행해 명예를 회복했고, 교원공제회 이사장이란 상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공제회에서 '노 타이' 차림이다. '관료보다 더 관료적'이라는 게 공제회에 대한 김 이사장의 첫 인상. 노 타이 콤비 맞추는 게 더 힘들다는 와이프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변화를 위해 30년 넘게 매 온 넥타이부터 풀었다.

"직원들이랑 '번개' 모임을 자주 합니다. 우리 회원들에게 고품격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회원복지부를 신설했는데 직원들부터 자주 문화 체험을 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겠어요? 첫 모임엔 좀 서먹서먹했지만 이젠 직원들도 좀 편안해 하는 것 같아요. 하하."

△1956년 경북 영천 출생 △경북고 △서울대 사범대 학사·석사 △22회 행정고시 합격 △교육부 총무과 과장 △경북교육청 부교육감 △교육부 교원정책심의관 △교육부 교육자치심의관 △교육부 연수원 원장 △교육부 평생학습국장 △교육부 차관보 △선문대 부총장 △청와대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실 교육비서관 △교원공제회 18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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