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대학구조개혁 꼭 성공, 일시적 소나기 아니다"

이주호 "대학구조개혁 꼭 성공, 일시적 소나기 아니다"

대담=박영암 사회부장,정리=백진엽·최중혁 기자,사진=이동훈 기자
2011.11.07 06:00

[머투초대석]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대학구조개혁은 절대 일시적인 소나기가 아닙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50, 사진)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모 야당 의원으로부터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강하게 채근 당했다. "출마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여러 번 답했지만 의심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7년의 짧은 기간 동안 국회(17대), 청와대(교육과학문화수석), 정부(교과부 차·장관) 등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으니 견제대상에 오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대학가에서는 현 정부 대학구조개혁을 '일시적인 소나기'로 보는 시각도 일부 있다. 장관이 총선에 차출되면 구조개혁도 흐지부지 되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 장관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어떤 정부라도 가까운 미래에 닥칠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이명박 대통령도 대학구조개혁에는 강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교대 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모 총장으로부터 대학가에 나도는 '구조개혁 소나기' 얘기를 듣고 "과거에는 그런 일(총선 차출)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며 이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

-3일 감사원에서 대학 등록금을 10%이상 내릴 수 있다며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감사원 발표를 참조해서 어떤 부분을 절감할 수 있을 지 대교협 등과 구체적으로 협의할 예정입니다.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학들도 그 동안 많이 고민해 왔기 때문에 건설적으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우선은 내년에 명목등록금 5%를 낮추는 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동안 대학 등록금은 무조건 인상된다고 받아들였지만 내년을 계기로 하락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정부가 '등록금 부담완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반값등록금'을 기대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여전히 실망감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추가로 준비 중인 정책이 있는지요.

▶9월초 발표한 대책을 통해 소득 하위 70% 이하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22%의 등록금 부담경감 혜택을 받을 겁니다. 이번 대책이 대학생과 학부모 여러분께 흡족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상당한 수준의 부담경감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 들어 3년 연속 주요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을 유도했지만 내년에 명목등록금 자체를 5% 정도 인하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대학의 등록금 책정 추세를 인상에서 인하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기부금에 대해 10만원의 소득공제하는 법안을 조속한 시일내에 국회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 등 재정당국에 대한 설득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구조개혁에 대해 사립대는 물론이고 국공립대의 반발도 상당합니다. 불만 무마책이 있나요.

▶현장에서는 '정권 말기의 일시적 소나기 아니냐'는 정서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정권 차원에서 하는 게 아니라 멀리 보고 체제를 정비하는 것입니다. 매년 평가를 실시해 교육의 질 관리가 되지 않는 대학은 상시 퇴출되는 시스템이 갖춰질 겁니다. 12년 후면 대학 신입생 수가 40% 줄어드는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대학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퇴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의 자구노력으로 여건이 개선되면 구조개혁 대상에서 탈출이 가능합니다. 평가지표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대학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입니다. 대학들이 몇 년 후 도래할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비해 취약한 부분을 점검하고 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높여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 대학생들의 창업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청년실업'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고용없는 성장'이 진행되면서 청년실업이 만성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응하려면 취업에서 창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과부에서는 이를 위해 개별사업보다 창업문화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학협력 선도대학을 중심으로 창업교육센터를 50개 설치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경우 MIT, 스탠포드 등 200여개 대학에서 기업가마인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창업교육센터는 대학 내에서 창업교육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겁니다.

-최근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교사의 머리채를 잡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수장으로 느끼는 소회가 무엇인지요. 그리고 교권회복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요?

▶ 학교 문화가 그 동안 너무 억압적인 면이 있어서 (학생들이 교권에 도전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입시 스트레스가 많죠. 그렇다고 교권이나 학생인권 등 좁게 대립적으로 접근해서는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같습니다. 입시부담을 줄이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교과교실제, 창의인성교육 강화 등 현 정부 들어 입시부담을 줄이고 수업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학교문화를 바꾸는 게 근본 처방이긴 하지만 교권회복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신체나 도구를 사용한 체벌은 금지돼 있지만 훈육을 위한 벌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용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학교에서 폭력 등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일정기간 등교를 하지 못하게 하는 '출석정지제도'도 도입했습니다.

-내년이면 주5일 수업이 전면 도입됩니다. 맞벌이부부 지원 등 후속대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지요.

▶지난 6월에 유관부처와 함께 '주5일수업제 시행 계획'을 발표하고 올 2학기에 시·도교육청별로 632곳의 시범학교를 운영 중입니다. 토요 방과후학교, 토요 스포츠데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활동 프로그램 등 문화, 체육, 예술 분야의 다양한 토요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주5일 수업이 단순하게 휴일이 늘어나는 제도가 돼서는 안됩니다. 교육환경, 교육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돼야합니다. 즉 주중 수업시간에는 쉽게 하기 어려운 다양한 체험할동(과학관이나 박물관 등), 그리고 학생들이 공교육에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동기 유발의 기회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시장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가 유독 학원에 대해서는 억압기조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학원 정책은 투명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사교육으로 서민들의 부담과 고통이 커지는 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교습비 등 정보공개와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 한 것입니다. 시간규제(밤 10시 이후 영업금지)나 가격규제(신고포상금제)도 과거처럼 영업을 완전히 금지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실시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학원 규제는 민간의 활력과 교육경쟁력 등을 감안하면서 진행될 겁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사건 등으로 현 서남표 총장의 개혁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립대학인 카이스트 운영에 책임을 지는 교과부 장관으로서 현 총장의 개혁노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지금 카이스트는 분명히 위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잘 극복해야 하느냐입니다. 이사회부터 총장, 교수들, 교직원, 학생들까지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론 교과부도 할 수 있는 것은 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학의 자율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현재 카이스트와 같은 상위레벨의 대학은 거의 규제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자율성을 중요시한다는 뜻입니다. 교과부는 현재 카이스트 이사회에 담당국장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카이스트 위기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의견도 개진하는 등 기회로 만들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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