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텔, 계열사 지원 무리한 수준"

"피앤텔, 계열사 지원 무리한 수준"

정인지 기자
2014.01.17 11:07

코스닥상장사인피앤텔이 계열사를 무리하게 돕고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피앤텔은 최근 3개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이 확정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위기에 처해있다.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인 네비스탁은 17일 기업보고서를 통해 "피앤텔은 계열사 두 곳에 300여억원을 대여 중이지만 두 곳 모두 자본잠식 상태라 상환 능력이 낮아보인다"며 "상장 유지도 어려운 상황에서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2002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피앤텔은 삼성전자에 휴대폰 케이스를 공급하며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던 회사였다. 2005~2009년 피앤텔의 매출액(별개 기준)은 2398억~2868억원 사이에서 유지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9억~341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피앤텔은 삼성전자의 신규모델 수주 탈락 등으로 2010년부터 매출액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매출액은 2010년 1775억원에서 2012년 359억원으로 감소했다. 2010년부터는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에도 영업손실이 확정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피앤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38억원이다.

네비스탁이 주목한 것은 본업이 위태로워지기 시작한 2010년부터 피앤텔의 현금이 급격하게 줄어든 점이다. 피앤텔의 현금이 계열회사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2010년 말까지 피앤텔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502억원, 단기금융상품으로 407억원을 갖고 있는 유동성이 풍부한 회사였다. 그런데 지난해 3분기말에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1억원, 단기금융상품이 83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네비스탁은 "회사 측에 문의한 결과 계열사인 HK피앤텔과 VN피앤텔에 제공한 지급보증을 대여금으로 전환해준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쉽게 말해 대리변제 해준 셈"이라고 밝혔다.

사정은 이렇다. 2010년 피앤텔은 홍콩 소재 HK피앤텔과 베트남 소재 VN피앤텔에 각각 2015만달러, 1102만달러의 지급보증을 섰다. 달러당 1000원을 계산할 경우 총 311억7000만원 규모의 자금이다.

당시 피앤텔은 HK피앤텔 지분 17%를 보유했지만 VN피앤텔과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었다. 피앤텔은 지분관계가 미미한 두 회사에 수백억원대의 지급보증을 서준 것.

그런데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는 이들 기업에 대한 지급보증은 사라지고 대여금이 396억7700만원으로 늘어났다. 지급 보증을 관두는 대신 두 기업에 자금을 직접 대여해준 것이다.

피앤텔은 두 계열사의 지분도 사들였다. 지난해 지분 매입으로 HK피앤텔은 피앤텔의 100% 자회사로, VN피앤텔은 99.20% 자회사가 됐다.

하지만 HK피엔텔과 VN피앤텔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영업활동도 좋지 못해 HK피엔텔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 1억4700만원을, VN피앤텔은 당기순손실 3억4000만원을 냈다. 네비스탁은 "계열사들의 상환능력이 의심된다"며 "계열사가 자금을 상환하지 못한다면 대여금은 결국 손실 처리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피앤텔의 경영권은 주식양수도 계약 변경으로 표류하고 있다.

피앤텔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에 기존 최대주주인 김철 전 대표이사의 주식을 양수하는 주체가 한싱파트너스에서 데피안으로 바뀌었다고 공시했다. 데피안은 오는 2월11일에 잔금 300억원을 지급하고 피앤텔 주식 794만주(지분 47.26%)를 양도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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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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