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너무 싼 상장수수료 현실화 카드 만지작

거래소, 너무 싼 상장수수료 현실화 카드 만지작

김남이 기자
2016.06.20 16:58

유가증권본부, 상장수수료 인상안 내부 검토...글로벌 거래소 중 최저 수순

한국거래소가 상장수수료 현실화를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글로벌 거래소와 비교해 너무 낮은 수준인 상장수수료를 올려 수익성을 높이고 거래수수료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미국 나스닥, 싱가포르거래소 등과 비교할때 최고 1/10정도에 그치는 수수료를 현실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최근 증권사 IB(투자은행) 실무진을 대상으로 한국거래소와 해외 주요거래소의 상장수수료 현황을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수수료 인상안은)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로 공감대 형성과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해 실무진을 대상으로 한국거래소와 해외거래소의 수수료를 비교, 설명했다"며 "한국거래소의 경우 총 수입 중 상장수수료 수입이 3~4%에 불과한데 해외는 8~10%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국거래소의 상장수수료는 미국은 물론 유럽, 동남아거래소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수수료는 크게 △상장심사수수료 △첫 상장 때 내는 상장수수료(initial listing fees) △상장 이후 유지에 드는 연부과금 등 세가지로 나뉜다. 코스피시장의 경우 상장심사수수료는 500만원으로 일괄 적용되고, 상장수수료(160만~8000만원)와 연부과금(120만~5000만원)은 시가총액에 따라 차등적용된다.

예컨대 시총 1000억원의 기업을 상장하려면 상장심사수수료 500만원과 상장수수료 590만원이 우선 필요하다. 이후 비슷한 규모의 시총을 유지하면 179만원의 연부과금을 내야한다. 최근 시총 3300억원 규모로 상장한 용평리조트는 1400만원을 상장수수료로 냈다.

현재 국내 상장수수료는 미국뿐만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거래소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최저요금을 기준으로 나스닥 글로벌 마켓은 73배, 싱가포르거래소 메인보드 시장은 54배, 홍콩거래소 메인보드 시장은 13배 가량 상장수수료가 높다.

시총 1000억원의 기업을 상장하면 초기에 코스피시장은 1100만원 가량(연부과금 제외)이 필요하지만 나스닥은 2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코스피시장의 상장수수료가 심사료를 포함해 최대 8500만원이 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큰 차이다.

해외거래소는 상장수수료가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의 역할을 한다. 홍콩거래소의 경우 거래소 전체 수입 중 상장수수료가 차지하는 부분이 10%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일부에서는 거래소의 상장수수료를 높여 수익성을 높임과 동시에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상장수수료 현실화에 대한 IB업계의 반응도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다만 증권사가 아닌 상장사가 공모금액에서 수수료를 내는 만큼 상장사들을 먼저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또 수수료를 높이는 만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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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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