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 망설이는 이유

[기자수첩]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 망설이는 이유

한은정 기자
2016.10.26 14:46

"해외 주식형 펀드는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데 투자자들에게는 기피대상입니다. 리스크가 클 수 있지만 해외 주식을 직접 사는 게 세금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이 최근 해외투자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08년말 기준 54조원에 달했던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14년말 기준 16조원대까지 줄었다. 최근 자금이 다시 들어오고는 있지만 현재 설정액은 17조원대에 그치고 있다.

반면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매수 결제처리금액 기준으로 2011년 15억8600만달러(약 1조8000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74억6300만달러(8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는 52억1800만달러(5조9000억원)를 기록 중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15.4% 세금을 내야하고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최대 41.8%의 세금을 내야 한다. 세법개정에 따라 올 4월부터는 해외 주식형 펀드의 매매·평가차익을 매년 과세하지 않고 보유기간 동안의 손익을 합산해 환매할 때 세금을 부과, 손실난 펀드에 대해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면서 부담이 한층 줄었다. 하지만 여러개 펀드에 투자했을 경우 A펀드는 수익이 나고 B펀드는 더 큰 손실이 나 결론적으로 투자자가 손실을 보게 됐을 때에도 투자자는 세금을 내야 한다.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이와 다르다. 모든 주식을 합산한 실현손익에서 250만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에서 양도소득세 22%를 분리과세 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A종목과 B종목에 투자했을 때 손익을 합산해 250만원보다 적으면 납부할 세금도 없다.

최근 몇 년간 초저금리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고령화까지 진행되며 자산 다각화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해외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그만큼 위험관리의 중요성도 커졌다. 해외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다양한 종목에 투자해 위험이 분산되고 환위험 등도 전문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펀드로 투자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세제는 가계의 자산배분과 나아가 노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책당국도 불합리한 과세체계를 정비해 투자의 장애물을 걷어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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