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닌텐도 살린 헤지펀드? 亞 급증하는 주주행동주의

[MT리포트]닌텐도 살린 헤지펀드? 亞 급증하는 주주행동주의

하세린 기자
2018.08.31 04:00

[진화하는 한국형 주주행동주의]④JP모건 "亞 행동주의 6년 새 3배 증가"… 日에선 '관여펀드'로 정착

[편집자주] 자본시장에 '행동주의' 바람이 분다.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에 주주권리를 적극 개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도 주주 행동주의 싹이 트고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사례를 통해 한국형 주주 행동주의의 의미와 방향을 짚어본다.

몇 해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 출시 배경에는 행동주의 펀드가 있다. 전통적 강자였던 콘솔 게임(TV에 연결해서 즐기는 비디오 게임) 잠식을 우려해 모바일 게임 출시에 미적거리던 일본 닌텐도를 움직인 게 바로 외국계 헤지펀드다.

사연은 이렇다. 닌텐도는 2000년대 후반 들어 주력 사업인 콘솔 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지고 모바일 게임으로 고객이 이탈해 2012~2014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닌텐도는 주요 수익원인 콘솔 시장 잠식을 우려해 모바일 게임 출시를 기피하고 있었다.

이때 홍콩계 행동주의 펀드 오아시스 매니지먼트가 움직였다. 2013년 1% 미만의 소수지분을 확보한 뒤, 주주 자격으로 2013~2015년 모바일 게임 출시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3차례에 걸쳐 닌텐도 CEO(최고경영자)에게 보냈다. 적은 지분이었지만 당시 주요 주주였던 미국계 기관투자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결국 닌텐도는 증강현실 전문 게임회사 니안틱과 합작으로 2016년 포켓몬고 모바일 게임을 내놨다. 출시 뒤 닌텐도 주가는 열흘 만에 2.2배 뛰어 시가총액이 약 2조2000억엔 급증했다.

최근 이 같은 주주행동이 아시아에서 부쩍 늘어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에서는 모두 106건의 주주행동주의 공세가 있었다. 6년 전인 2011년 10건에서 매년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미국 밖에서 일어난 주주행동 가운데 31%가 아시아에 집중됐다. 아시아 비중은 6년 새 3배 가까이 높아졌다.

아시아 지역의 전체 주주행동주의 중 32%가 일본에 몰렸다. 다음은 홍콩(24%), 싱가포르(14%), 중국(10%), 인도(8%), 한국(6%) 순이었다.

최근 아시아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대상이 된 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지고 기업 지배구조 관련 규제가 도입되면서다. 특히 일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잃어버린 20년'을 되찾겠다며 경기부양책 가운데 하나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는 개혁을 추진하면서 행동주의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주주관여 펀드'(engagement fund) 성격으로 헤지펀드 접근방식이 바뀐 것도 아시아 내 행동주의 펀드 증가에 영향을 줬다. 과거 경영진을 공개적으로 망신주던 방식과 달리 경영진과 파트너로서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다지는 방식으로 경영참여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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