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코스피 4조 매도한 외국인, 그래도 배당주는 샀다

[MT리포트]코스피 4조 매도한 외국인, 그래도 배당주는 샀다

송지유 기자
2018.11.12 04:00

[코리아 디스카운트 부른 짠물배당]②글로벌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 U턴 중 에쓰오일·SKT 등 순매수

지난 2004~2005년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외국인 지분이 급격히 늘어 65%를 넘었다. 당시는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입이 본격화되던 시기였지만 영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지방은행에 외국계 자금이 유입되는 것 자체가 화제였다.

이들 은행이 외국계 펀드의 러브콜을 받은 배경에는 30%에 달하는 높은 배당성향이 있다. 한때 장기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미국계 초대형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이 대구은행 최대주주로 등극한 적도 있다.

2018년 11월 두 은행 지주사인 DGB금융지주(대구은행), BNK금융지주(부산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66%와 55%로 차이가 있다. 십 수년간 한결같이 30% 안팎 배당정책을 유지한 대구은행은 외국인 지분율 변화가 없었지만, 들쭉날쭉 배당한 부산은행의 외인 지분은 다소 감소했다.

지난 10월 급락장에서 국내 주식을 무섭게 팔아치운 외국인들이 고배당주는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금을 현금화하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도 확실한 배당수익이 담보된 종목에선 돈을 빼지 않았다.

◇무섭게 팔아치운 외국인, '高 배당주'는 샀다=1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 4조원, 코스닥 6000억원 등 4조6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처분했다. 시장은 요동쳤고 무역분쟁 격전지인 중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아르헨티나보다도 주가가 더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외국인 매도에 힘을 쓰지 못했다. 반면 작은 악재는 주가 급락을 불렀다. 수급이 일시에 무너지면서 시장 전반에 공포가 확산됐다.

무서운 기세로 보유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그러나 에쓰오일(S-Oil, 556억원)과SK텔레콤(79,800원 ▼2,500 -3.04%)(425억원) 등을 순매수했다.LG유플러스(16,540원 ▼1,270 -7.13%)(350억원),제일기획(21,950원 ▼100 -0.45%)(277억원),현대차(674,000원 ▲65,000 +10.67%)(237억원),삼성생명(230,000원 ▼9,000 -3.77%)(206억원),SK네트웍스(5,750원 ▼150 -2.54%)(166억원),효성(169,000원 ▼5,700 -3.26%)(144억원),GS홈쇼핑(114억원) 등도 카트에 담았다.

50%를 웃도는 배당성향을 유지해 온 S-Oil의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은 평균 5%대다. SK텔레콤도 매년 4%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배당성향이 60% 이상인 고배당주로 배당수익률이 3%를 넘어선다. LG유플러스도 코스피 평균보다 높은 2.76%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배당 높이면 체질 개선…'셀 코리아' 우려 해소=외국인들이 '셀 코리아' 기조에서도 고배당 기업 주식을 사들인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 등과의 괴리율을 배당수익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 종목에선 돈을 빼지 않았다.

고배당 종목은 이익을 꾸준히 수익을 내는 업종 대표 기업으로 시장 불확실성에 주가가 덜 민감하게 움직인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고배당주 역시 10월 폭락장에서 시장 평균보다 낮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13% 넘게 빠졌지만 SK텔레콤과 GS홈쇼핑, 삼성생명 등은 4~5% 하락하는데 그쳤다. 낙폭이 컸던 에쓰오일(-9.5%), LG유플러스(-11.7%)도 시장 평균보다 하락률이 낮았다. 제일기획(4.8%)과 효성(6.9%)은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이 같은 사례는 배당을 강화하는 기업이 증가해 한국 증시 전체의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면 글로벌 변동성이 커졌을 때 뚝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 증시가 13.4% 급락한 지난달 배당수익률 1위 호주와 2위 영국은 5~6% 하락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배당주는 하락장에 덜 빠지고 배당이익으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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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국내외 벤처투자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간, 한 뼘 더 깊은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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