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주주 을지병원 '의료법' 위반논란..세금받는 관영언론에 상업방송 허용 '특혜' 논란

보도전문 채널사용사업자(PP)로 선정된 연합뉴스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연합뉴스가 준비 중인 보도채널 '연합뉴스TV'의 주요주주로 참여한 을지병원의 의료법 위반여부다. 현행 의료법 시행령 20조는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은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또 의료법 49조에서 의료기관이 의료업무 외에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을 분명히 적시했다. 부대사업을 할 때도 반드시 해당관처에 신고서를 내는 등 절차도 밟도록 명시했다.
이처럼 의료법에는 비영리법인 의료기관의 영리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영리 의료기관인 을지병원이 '연합뉴스TV' 컨소시엄에 4.959%를 출자하며 3대주주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의료법 위반'이라는 게 법조계의 일치된 의견이다. 을지병원이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 확실하다면 '연합뉴스TV'는 보도채널 자격을 잃는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기준에 따르면 주요주주의 위법사실이 드러나거나 선정할 당시와 주주 구성이 달라졌을 경우 원칙적으로 승인을 취소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방통위는 심사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을까. 방통위 관계자들은 "우리는 방송법에 근거해서 심사할뿐 의료법까지 적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방통위 심사기준에는 분명히 '세금을 잘 냈는지' '위법행위는 없었는지'를 본 심사전에 사전점검하도록 돼 있다. '부실심사'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논란거리는 또 있다. 한해 339억원의 세금을 보조금으로 지원받는 '연합뉴스'를 보도채널로 선정한 것이 '타당한가'다. 공기업이 주인인 YTN(사실 YTN도 연합뉴스가 93년에 설립했다가 경영악화로 공기업에 매각한 회사다)과 세금을 지원받는 연합뉴스TV가 보도채널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는 사실에 세계 언론들도 비웃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관영언론이 보도채널을 모두 장악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관영언론은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결과는 방송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춰서 '미디어시장 공정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목표와도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당초 정부는 미디어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해 KBS를 영국의 BBC처럼 '광고없이'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실제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국의 BBC'를 롤모델로 거론하며 '공영방송의 상업성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KBS를 '광고없는 청정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KBS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동시에 정부는 미디어시장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대규모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신문사가 방송에 진출할 수 있도록 야당과 몸싸움까지 해가며 미디어법을 개정했다. 종합편성과 보도채널 사업자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런데 광고비중이 40%인 KBS의 기형적 구조를 비판하던 정부는 '세금을 지원받는' 연합뉴스에 '광고영업'이 가능한 보도채널을 허용한 것이다. 정부 스스로 종편과 보도채널 선정에 대한 정책목표를 무너뜨린 셈이다.
민간자본 유입을 통해 국내 미디어 시장의 체질을 개선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목표는 사라지고, '특혜''관치언론''부실심사'같은 논란만 떠안게 된 것이다. '연(年)내 선정'을 목표로 삼으면서 빚어낸 결과다. '바늘허리에 실 매어쓰랴'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