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달에는 '진흥' 강조…이번달에는 물가위해 '압박'
통신비 인하 압박에 정부가 기치로 내걸었던 '모바일 코리아 강국' 계획이 흔들릴 처지다.
'갈라파고스 규제'로 스마트폰 경쟁에서 한발 뒤쳐졌던 한국은 특유의 '빨리빨리'로 선진국을 따라잡고 있지만 차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이 늦어지면 스마트 시대로의 진입 경쟁에서 다시 뒤쳐질 수 있어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6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 확보 전략'을 보고하고 2015년 모바일 세계 최강국 실현 방안을 발표했다.
'모바일 강국' 실현 방안에는 4세대(4G) 이동통신망 조기구축이라는 통신사들의 계획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7조원의 투자계획 중 통신사 투자액이 6조700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SK텔레콤(78,400원 ▼400 -0.51%),KT(50,400원 ▼100 -0.2%),LG유플러스(15,510원 ▲440 +2.92%)등 통신3사는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망 구축을 위해 2014년까지 6조737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TE는 4G 이동통신 바로 전단계 기술로 4G로의 안정적인 전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방위로 이뤄지는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통신사들의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8년 40조2000억원이었던 주요 통신사들의 매출은 2010년 43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외형상 3조원 가량 늘었지만 합병과 단말기 매출을 고려하면 사실상 '정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단말기 매출을 제외한 매출은 2008년 35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6조6000억원으로 1조원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LG유플러스의 합병효과를 빼면 3년간 통신사의 매출은 5000억원 남짓 늘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아니다. 영업이익은 2008년 4조2000억원에서 2010년 4조8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KT와 KTF의 합병과 LG그룹 통신3사의 합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합병효과를 빼면 지금보다 1500억원 이상 줄어들고 KT는 2009년말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6000명을 내보내면서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2008년 2조600억원 △2009년 2조179억원 △2010년 2조350억원 등 큰 변화가 없었다.
통신사들이 매출 정체와 수익성 하락을 겪는 것은 요금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동전화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 이동전화 가입자는 5076만7000명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4821만9000명보다 많다. 매년 이동전화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것도 이동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었기 때문이다.
'투폰족'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투폰족'은 언제든지 휴대폰 하나를 버릴 수 있어 가입자 감소라는 쇼크로 이어질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최근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통신사들은 무선데이터라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요금인하가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KT의 지난해 4분기 가입자당 매출(ARPU)은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고 있음에도 전분기보다 278원 감소했는데 초당요금제 효과가 200원에 달한다.
KT는 1분기까지 초당요금제 효과가 지속돼 ARPU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통신비 부담 경감에는 공감하나 요금인하와 투자간의 균형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