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 LTE' 테스트 연구원 기겁해서…

'갤럭시S2 LTE' 테스트 연구원 기겁해서…

이학렬 기자
2011.12.29 07:58

삼성 스마트폰 '세계 1위' 비결, 하드웨어 경쟁력·풍성한 라인업·소프트웨어 경쟁력

[편집자주] 올해 IT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뉴스 중 하나는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1위에 오른 것이다. 2년전만해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변방이었던 삼성전자가 애플과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저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아봤다.

#지난 4월 '갤럭시S2' 론칭 행사를 앞두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비상이 걸렸다. 갑작스럽게 론칭 일정을 잡아 구글로부터 안드로이드 인증을 받지 못해서다. 행사 때 빈 깡통만을 보여줄 위기였다. 겨우 수소문해 인증 담당자를 찾았으나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작업을 할 수 없었다. 휴일이고 저녁 늦은 시간이어서 컴퓨터를 수리할 방법도 없었다. 결국 삼성전자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는 직접 새 PC를 들고 가 인증을 받아냈다.

#'갤럭시S2 LTE' 출시를 앞두고 분당에 있는 한 빌딩 엘리베이터에서 LTE 품질 테스트를 진행중인 김성배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깜짝 놀랐다. 분명히 LTE가 가능한 지역인데 연결이 안 되는 것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상황을 재현하며 8시간동안 엘리베이터에서 노트북과 휴대폰을 들고 씨름할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을 노트 형태로 만들기 위해 갤럭시 노트 개발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중에 나와 있는 노트란 노트를 모두 사서 살펴보는 일이었다. 삼성전자 상품기획팀 개발자들은 1만여권의 노트를 사서 직접 필기하고 그림을 그려봤다. 이같은 노력이 없었다면 갤럭시 노트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질 수 없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1위에 오른 이유에 대해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삼성인만이 가진 기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대로 변하면서 삼성전자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헌신적으로 열심히 하는 삼성인이 있었기에 잘 극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삼성전자, 세계 스마트폰 1위 오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틱스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28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애플,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 덕분에 연간기준으로 휴대폰 3억대 시대를 열기도 했다. 1988년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지 24년만이다.

삼성전자는 연간 9000만대 이상 스마트폰을 판매해 연간 기준으로도 세계 스마트폰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애플과 노키아는 각각 8000만대, 7000만대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캐너코드지뉴어티는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적으로 19.5%의 점유율로 18%의 애플을 앞설 것"이라며 "내년에는 23.7%로 애플 17.9%와의 격차도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 스마트폰 경쟁력①-하드웨어 경쟁력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된 것은 뛰어난 하드웨어 경쟁력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얘기할 때 아몰레드를 빼놓을 수 없다.

아몰레드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쓰고 싶어도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어 채택하지 못하는 '꿈의 디스플레이'다. 두께가 얇고 소비전력이 적어 스마트폰에 적당하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에는 약점으로 지적된 해상도도 개선됐다.

공급도 늘고 있어 모토로라는 과거 영광을 되살릴 '모토로라 레이저'에, 재기를 노리는 노키아는 프리미엄급 망고폰 '루미아 800'에 아몰레드를 탑재했다.

게다가 아몰레드는 휘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유일한 디스플레이여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스마트폰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직접 만드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도 삼성 스마트폰만의 강점이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도 삼성전자가 만드는 AP를 쓸 정도다. 애플은 AP 제조사를 대만 업체로 교체하려 하고 있으나 원하는 정도의 성능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

갤럭시S2가 1.2기가헤르츠(㎓) 듀얼코어지만 1.5㎓ 듀얼코어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것도 엑시노스를 사용해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실제 구현되는 속도나 성능을 비교하면 1.2㎓의 갤럭시S2가 1.5㎓의 다른 스마트폰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 스마트폰 경쟁력②-다양한 라인업

다양한 라인업도 삼성전자 스마트폰만의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텐밀리언셀러 스마트폰인 '갤럭시S', 갤럭시S2만 만들지 않고 '갤럭시Y' 등 보급형 갤럭시 시리즈도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는 '스마트폰 네이밍 전략'을 도입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폰에만 집중하지도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윈도폰을 만든다. 최근 미국에 내놓은 윈도7.5가 탑재된 망고폰 '포커스 플래시'는 인기몰이중이다.

운영체제(OS) 종속을 우려해 자체 개발한 독자 OS '바다'를 채용한 바다폰도 만들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바다 OS를 꾸준히 개선해 내년에는 새로운 '바다 3.0'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전세계 마케팅과 유통 채널도 삼성 스마트폰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삼성전자는 휴대폰만 만들지 않고 TV, 냉장고, 에어컨은 물론 PC,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만든다.

"신형 TV, 블루레이, 휴대폰까지 집안 내 모든 가전 제품들이 삼성 제품으로 바뀌고 있어 결혼 생활에만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기능성과 디자인, 완벽한 서비스까지 갖춘 삼성 제품 생산을 삼가해 주지 않으면 조만간 파산하고 말 것"이라는 영국 소비자가 현지 법인에 보낸 편지는 삼성전자가 다양한 제품이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는 단적으로 보여준다.

◇삼성 스마트폰 경쟁력③-빠르게 개선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빠르게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전세계가 삼성 스마트폰을 찾는 이유다. 독자 OS인 바다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올해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철환 무선개발실장은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강조한 지는 보여주는 예다. 이 사장은 1982년 입사 이래 30년간 통신 소프트웨어와 단말 개발 분야에서 근무하며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일부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패러다임 변화 시기에 삼성전자 경영을 직접 맡고 있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가 위기를 겪은 것도, MS가 모바일 OS에서 구글에 뒤지는 것도 책임 있는 경영진이 없어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금 정도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인 것도 이 회장이 꾸준히 소프트웨어를 강조한 결과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전하는 시기에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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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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