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181,200원 ▲2,600 +1.46%)와 애플의 특허소송에 대한 판결이 내려진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352호 법정. 긴장감이 흐른다. 44명의 좌석에 앉아있는 사람 중 파란색 자켓을 입은 중년의 신사가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다.
그는 판사가 판결취지를 읽어가는 것에 귀를 기울였다. 선고가 시작된 지 30분. 판사가 삼성전자가 제기한 특허소송에 대한 주문을 읽자 중년의 신사는 '갤럭시노트]를 꺼내 문자를 보냈다.
근처에 앉은 터라 얼핏 보니 주소록에서 터치한 이름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최 부회장에게 '승리'를 알리는 메시지였을 것이다.
최 부회장은 이 사건의 소송 당사자일 뿐만 아니라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사장이었다. 애플에서는 최 부회장이 휴대폰 사업을 총괄한 만큼 애플 디자인을 베끼는 것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 부회장은 애플 삼성 소송이 시작된 지난해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았다. 법원의 명령으로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와 직접 만나 합의를 시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보좌하는 삼성미래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이 관계자가 최 부회장에게 법원 판결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고 싶어 했을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플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주문이 나오자 이번에도 곧바로 최 부회장에게 문자로 보고했다.
이 관계자를 다시 주목했다. 이 관계자가 판결이 모두 끝난 다음 검색한 주소록 내 이름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었다. 판결이 모두 끝난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엔 직접 전화를 걸어 소송 결과를 보고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실상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애플 제품에 대해서는 판매금지를 이끌어서다.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를 당했지만 현재 해당 특허를 적용한 제품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
삼성전자는 이번 판결도 '카피캣'(모방꾼)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휴대폰 기업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또 애플에 막대한 로열티를 요구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