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기기를 둘러싼 세기의 특허전쟁에서 애플이 승소하면서 삼성전자는 이를 뒤집기 위해 모든 조치를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이번 배심원 평결을 뒤집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평결을 뒤집지 못할 경우 상급 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배심원 평결 이후 성명을 통해 "이것이 이번 사건이나 전세계 법원과 재판소에서 벌어지고 전쟁의 최종 결정은 아니다"라며 "전세계 법원 중에서 일부는 이미 애플의 주장 많은 부분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번 연방법원 배심원단의 평결에서 확실한 승자, 삼성전자는 확실한 패자가 됐다. 삼성전자로선 애플에 10억500만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을 비롯해 이번 평결을 뒤집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삼성, 증거 불충분과 배상금 계산 방식으로 재고 요청할 것
특허권 변호사들은 삼성전자가 이번 본안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에게 배심원 평결이 부당하며 증거도 불충분하다고 재고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가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여 배심원단 평결을 뒤집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시카고의 디자인 특허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크리스토퍼 카라니는 삼성전자의 손실이 가혹하다는 점에 비쳐볼 때 "재고할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배심원단 평결에 재고를 요청할 수 있는 또 다른 근거는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로 애플이 입은 손실을 계산한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산타클라라대학 로스쿨의 브라이언 러브 교수는 애플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를 구입한 모든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제품이 없었더라면 애플 제품을 샀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추론은 삼성전자에 충성심을 가진 소비자의 존재를 아예 무시하는 것이자 애플 제품을 제공하지 않는 이동통신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했을 가능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산타바바라대학의 러브 교수는 "애플이 (특허 침해로 인한) 피해액을 계산한 방식에는 몇 가지 상당한 문제들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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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대한 판매금지 가능성도 높아
고 판사가 결정해야 할 또 다른 이슈는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배심원단이 삼성전자가 "의도적으로"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결정함에 따라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하는 배상금을 최대 세 배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고 판사는 삼성전자에 법원 비용과 애플의 변호사 수수료까지 지불하라고 결정할 수 있다고 케이예 숄러의 지적재산권 담당 앨런 M. 피쉬 변호사는 밝혔다.
피쉬 변호사는 판사나 항소법원이 피해액을 결정하는 방식은 금액이 아니라 피해액 계산에 대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 "법원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배심원 평결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판사는 아울러 특허를 침해했다고 배심원단이 판단한 삼성전자의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를 내릴지 결정해야 한다.
고 판사는 이미 이번 평결이 나올 때까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에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 디자인 특허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카라니는 "그녀(고 판사)는 이미 거기까지 가는데 대해 두려움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고 판사가 이번 이슈와 관련해 고려해야 하는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삼성전자의 제품을 시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판매 금지시켰을 때 "공공의 이익"을 저해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디자인 특허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카라니는 "공공의 이익"과 관련해서는 애플이 유리해 보인다며 "이건 대중들이 지속적으로 얻어야만 하는 중요한 의약품이 아니라 휴대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판매금지 대상이 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판매금지가 내려져도 삼성전자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특허소송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갈 것
삼성전자는 배심원 평결이 뒤집어지지 않고 법원 판결로 굳어지면 특허권에 전문화한 연방 순회 항소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산타바바라대학의 러브 교수에 따르면 연방 순회법원에서 배심원 평결이 뒤집힐 확률은 약 50%이다.
하지만 연방 순회법원은 이번 소송에 대해 이미 일부 알고 있으며 고 판사가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자 이 결정을 재고하라고 명령한 적이 있다. (고 판사는 이에따라 자신의 판결 상당 부분을 뒤업었다.) 따라서 연방 순회법원은 이미 배심원 결정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라고 카라니는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연방 순회법원에 항소할 경우 고 판사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전에 이미 이와 비슷한 디자인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이는 잘못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이번 배심원 평결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새로운 합의를 시도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애플이 특허소송을 철회하는 대신 삼성전자가 몇 가지 제품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방식이다.
네브래스카대학 법률대학의 크리스탈 셰퍼드 교수는 이번 소송이 항소법원으로 올라가면 심리를 하는데 7개월 가량이 걸리고 최종 판결이 내려지는데 1년에서 1년반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항소법원은 절차상 문제보다는 특허권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최근 항소법원이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이 갈린 만큼 판결은 어떤 판사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셰퍼드는 결국 이번 소송이 미국 대법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법원은 최근 특허권이 좀더 좁은 법위로 적용돼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런 범위의 소프트웨어 특허권에 대해 다뤄본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