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프로그램' 구매파문…'통신감청법' 국회통과될까

'감청프로그램' 구매파문…'통신감청법' 국회통과될까

홍재의 기자
2015.07.13 16:51

[伊 감청 프로그램 논란]'메르스'로 힘얻은 여당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5163부대' 존재로 반발 거세질듯

스파이웨어를 판매하는 이탈리아 SW(소프트웨어) 업체 '해킹팀'의 고객 명단이 해킹에 의해 공개됐다. 여기에는 한국 '5163부대'가 지난 2012년 제품을 구매해 현재까지 유지보수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파악돼 파문이 일고 있다.

'5163부대'는 국가정보원의 위장명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불법 사찰에 이 프로그램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카카오톡 감청' 사건 이후 재추진돼왔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움직임에 새로운 복병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는 법안 중 가장 대표적인 법안은 지난달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다. 통신사, 포털, SNS 등 사업자에 감청 등 통신제한조치 집행의 위탁 및 협조 의무를 강화하고, 이들 사업자에게 감청장비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월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했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이다. 서 의원은 수사·정보기관의 휴대전화 합법적 감청을 보장하고, 사업자들에게 감청장비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앞서 내놨다.

박 의원은 서 의원의 법안에 △수사기관에 대한 엄격한 감청 허용범위 적용 △수사기관을 제외한 주체의 감청 금지 및 처벌 △오남용 방지를 위한 '감시위원회' 설치 등을 추가 제시했다.

여당의 법안은 최근 '메르스 사태' 이후 탄력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당 소속 단체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자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했다.

여당은 "(메르스와 같은 맥락으로) 살인·성범죄·강도 등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범죄 발생을 예방하고, 수사하기 위해 통비법을 개정하는 것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정보기관 감청 프로그램 구입 논란'은 여당의 논리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5163부대가 국가정보원으로 지목되고 있어 정부가 불법으로 국민을 감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카카오톡 감청' 사건 때도 수사기관이 무분별한 감청으로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카카오톡 감청 사건은 지난해 10월 다음카카오(구 카카오)가 회원들의 카카오톡 대화내용과 상대방 연락처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기관들의 감청 실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사건이다.

한 때 감청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러시아 개발자가 만든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수십만명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이동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는 감청영장에도 사실상 응하지 않겠다는 초강수를 둬 이용자 이탈을 막았다. 이후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투명성 보고서' 발간을 통해 수사기관에 통신자료를 제공한 이력 등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반면, 수사기관의 감청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 오히려 정부기관의 불법적인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력범죄, 간첩 사건 등 통신, SNS 감청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시스템 내에서는 사업자에 직접 자료를 요청하는 방법으로 관련 내용 확보가 어렵다는 것.

구태언 테크앤로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감청영장은 장래의 일정기간 동안 정보를 획득해도 좋다는 판사의 허가장으로 그 집행방법에 대해서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달리 제한이 없다"며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에는 감청영장 집행착수 후 서버에 기록된 자료를 입수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5163부대가 카카오톡 감청 SW를 요구했다하더라도)정보기관에서 정당하게 영장을 받아 감청을 한다면 이를 '불법 감청'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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