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사기 배상하라" 소송해도 '줄패소'…왜?

"확률형 아이템 사기 배상하라" 소송해도 '줄패소'…왜?

유동주 기자,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1.03.10 06:02

[MT리포트][K-게임 '확률형 아이템'논란]③

메이플스토리2 / 사진제공=넥슨
메이플스토리2 / 사진제공=넥슨

넥슨 ‘메이플스토리’사태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임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기를 배상하라'는 문구를 실은 트럭이 국회와 넥슨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이전 보다 이용자들의 불만 표출 강도가 세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집단 소송에 나서 게임사를 상대로 실질적인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원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이용자들이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아직까진 게임사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용자들이 승소한 소송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률형 유료 게임아이템에 대한 첫 사건은 2016년 2월 선고된 '삼국용팝'에 관한 것이었다. 게임에서 삼국지 장수(將帥)캐릭터를 얻기 위해 각각 1200여만원, 960여만원을 지출한 원고들은 '공지미이행'을 근거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인 이용자들은 게임사가 조조, 주유, 여포, 관우, 조운 등의 주요 장수 캐릭터를 확률형 유료아이템을 사면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공지했지만 그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러차례 이어진 공지에서도 실제론 아직 게임사에서도 준비되지 않아 구현되지 않는 캐릭터들을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사면 나오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했다는 주장이었다.

법원, 게임 알고리즘 검증도 없이 "공지 당시 불가능했던 확률형 캐릭터도 문제없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게임 공지는 개괄적인 캐릭터 설명에 불과해 순차적으로 캐릭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된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유비'캐릭터 등은 확률형 이벤트성으로만 획득할 수 있게 해 공지대로 이행된 게 아니라는 원고 주장에 대해서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종합적으로 게임사와 유료 이용자간에 '계약해지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중요한 채무불이행도 아니라고 봤다. '과장광고'나 '기만광고'에 해당 돼 표시광고법 위반이라는 원고 측 주장도 인정받지 못했다.

게임사가 확률형 유료 아이템에 관한 홍보 공지를 할때 아용자들이 오해할 만한 내용으로 했더라도 채무불이행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게 재판부의 결론이었다.

당시 원고 측 변호사는 "재판부가 확률형 아이템이 실제로 얼마나 구현됐고 이벤트성 아이템도 실제로 구현되기는 했는지에 대해 검증조차 해 보지 않았다"며 "확률형 아이템이 구현되는 알고리즘이 게임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더라도 '비밀유지명령' 등을 통해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는 거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법원은 게임 내에서 실제 확률형 아이템이 어떻게 구현되는 지에 대한 검증도 없이 양측 주장만으로 서류상 재판을 한 셈이다.

"게임사 상대 소송해도 '정보비대칭'으로 승소 어려워"

지난해 8월 선고된 '리니지2 레볼루션'에 대한 '원상회복 청구'소송도 이용자 208명이 패소했다.

이용자들은 게임내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한 것에 대해 "사회질서에 어긋나거나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무효"라며 구매대금 총 800여만원을 반환하라고 주장했다.

이 게임에선 확률형 아이템만 문제가 된 건 아니다. 확률형 아이템을 포함해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하는 이용계약이 사행성을 조장했고, 게임사가 결제금액 제한 등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이용자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유료 아이템 구매를 유도한 면이 있더라도 사기업으로서 게임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피고가 이윤 추구 방법으로 용인된 수준을 벗어났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을 포함한 게임 아이템 구매계약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법률전문가들은 대형 게임사를 상대로 한 소비자 소송은 정보 비대칭으로 일방적으로 게임사에 유리하기때문에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발휘해 게임사가 숨길수 있는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해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대형 로펌의 한 게임산업 전문 변호사는 "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자잘한 소송이 몇가지 있었던 걸로 알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용자가 게임사를 상대로 승소하기를 바라는 건 어렵다"며 "소비자불만은 높지만 이런 방식의 아이템이 형법상 도박이나 사기 혹은 민법상 부당이득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는 게임사가 구성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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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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