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장직 임기 6개월 남았지만…"尹대통령 취임 후 사의" 최근 해촉
"반도체, 국가 다룰 우선순위 아냐…정부 R&D 방향성 안 보인다"

장관급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염한웅 부의장이 최근 물러났다. 과기자문회의는 과학기술 정책을 자문·심의하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컨트롤타워다. 윤석열 정부는 부의장(장관급)을 시작으로 자문위원과 심의위원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과기자문회의 부의장직을 맡았던 염한웅 POSTECH(포항공대) 교수는 1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사임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올 3월 부의장에 재위촉돼 6개월가량의 임기가 남았지만, 최근 해촉 사실이 전해졌다. 현재는 대학으로 돌아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염 교수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 과기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에선 5년간 부의장을 맡았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 중에서도 '중장기 기초연구 정책'을 설계해 온 인물이다. 부처별·과제별로 흩어진 기초·원천 연구개발(R&D)을 한 데 모아 중복을 줄이고 집중해야 할 과제를 재설계했다.
염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R&D 정책에 대해 "반도체를 제외하곤 현 정부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방향성이 보이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반도체에 대해서도 "산업 분야 R&D에 가깝고 현재 삼성 등 기업이 너무나도 잘하고 있는 만큼 국가에서 시급히 다뤄야 할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만 해도 매년 R&D에 20조원 규모를 투자한다"며 "정부가 반도체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정책은 시급함의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한 분야 '올인'을 강조하는 건 곤란하다. 넓은 시각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령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반도체 인력 10만명을 육성한다는 목표도 비현실적"이라며 "학부에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인재를 키우고, 대학원에서 고급인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런 통합적인 대책이 없다"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그동안 민간이 잘하는 R&D까지 하느라 정작 공공부문에서 맡아야 할 장기적인 기초연구, 사회문제(미세먼지·감염병 등) 연구에 소홀했다는 게 염 교수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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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과기자문회의는 새로 추린 자문·심의위원을 대통령실에 전달했고 이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현재 공석인 부의장직은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서울대 명예교수) 회장이 사실상 내정됐으며, 인사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