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장거리 여행이나 도보 관광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평소보다 무리하게 걷거나 달리다가 보행 이상을 초래하는 '발 병'이 날 수 있다.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방치하면 치료 기간이 1년 넘게 길어질 수 있어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과연 족저근막염은 어떤 질환일까.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에서 발바닥 앞쪽까지 붙어있는 '두껍고 강한 섬유띠' 5개에 발생하는 염증을 가리킨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발이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게 하지만, 반복적으로 미세 손상당하면 조직이 변성되면서 염증이 유발된다.
대표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바닥에 첫발을 내디딜 때 느껴지는 심한 통증'이다. 밤에 잠자는 동안 수축한 족저근막이 아침에 갑자기 늘어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은 주로 발뒤꿈치 안쪽에 발생하며,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진다. 주로 가만히 있을 때는 아프지 않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생긴다. 그러다가 일정 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다시 줄어든다. 통증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환자가 적잖다.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갑작스러운 발의 무리한 사용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달리기를 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딱딱한 바닥에서 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농구·배구·에어로빅 등)을 한 경우, 과체중, 장시간 서 있기, 너무 딱딱하거나 쿠션이 없는 구두(하이힐 등)의 착용 등 족저근막에 과도한 부하가 가해졌을 때 이 병이 생긴다. 구조적으로 발바닥의 아치가 정상보다 낮은 편평족이나, 높은 요족이면 더 쉽게 발생하지만 대부분 과도한 사용이 원인이다.
치료하려면 족저근막염의 발생 원인부터 없애야 한다. 잘못된 운동 방법이나, 무리한 운동량을 교정하고 발뒤꿈치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는 걸 막는 것이다.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이 권장된다. 발목을 발등 쪽으로 굽힌 상태에서 엄지발가락을 위로 당기며 족저근막이 당겨지는 부위를 마사지하는 방식이다.
뒤꿈치 연부조직을 감싸는 쿠션 역할을 하는 보조기인 '힐 컵(heel cup)' 착용도 널리 권고된다.

이런 비수술적 치료를 6개월 이상 시행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족저근막의 일부를 절제하거나 신장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감염이나 신경 손상 등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어 최종적인 치료 수단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 경우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응증을 정확히 평가한 후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박영환 교수는 "족저근막염은 한번 발생하면 치료에 최소 6개월이 소요되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삼가며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며 "하이힐 등 부하가 심한 신발은 피하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특히 낡은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건 매우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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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저근막염은 발생 원인을 제거하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 좋아지는 질병이지만, 통증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해 치료 시작 시기를 놓치면 치료 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길어진다. 심하면 보행에도 영향을 끼쳐 무릎·고관절·허리 등 신체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발뒤꿈치에 통증이 느껴질 때는 가급적 빨리 내원해 전문의에게 진료받아야 한다.
박영환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 첫걸음에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과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는 게 도움 된다"면서 "족저근막염은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첫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