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협의 '반대, 반대, 반대'

[기자수첩] 의협의 '반대, 반대, 반대'

홍효진 기자
2025.11.24 05:00

"반대만 한다고 뭐가 되겠습니까?"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반대 공세를 두고 최근 한 지방병원의 교수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의협이 정부 보건의료 정책에 반발하면서도 정작 의료계만의 '해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다. 그는 "반대한단 입장 뒤엔 의료계의 뚜렷한 대안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구체적 대책 없이 반대만 외치면 국민도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미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단 대외적 인식이 강하게 박힌 상태에서 의협의 현재 행보는 역효과를 내고 있단 우려가 섞여 있었다.

의협은 지난해 초 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발표를 기점으로 2년에 가까운 최장기간의 의정갈등을 경험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을 거쳐 이재명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의협은 현 정부 역시 의료계와의 불통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2 의정사태가 불가피"하단 경고성 메시지와 궐기대회를 통한 대(對)정부·국회 투쟁을 지속하는 것은 이 같은 의협의 뜻을 보여준다. 앞서 의협은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지난 16일엔 국회 앞에서 수백명 단위의 집단 시위를 연 바 있다.

반대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 의협은 의료 정책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당사자이자 전문가 집단이다. 스스로 불합리하다고 느낀 정책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전문가 입장에선 외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의견의 근거가 국민 건강을 위한 판단에서 비롯됐다면 더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실제 의협은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신설을 비롯해 한의사 엑스레이 합법화, 성분명 처방 의무화 등 정부·국회 추진안에 반대 의견을 낼 때마다 '국민 건강 수호'란 명분을 강조해왔다.

다만 이 명분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전문가다운' 해답을 제시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정부 정책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납득시킬 실질적 대안을 견고하게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단 뜻이다. 흩어져 있는 의료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현실적 대안을 체계적으로 도출해낼 방안을 의협은 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의료계만의 균형잡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때, 의협이 반대 근거로 내세운 국민 건강 수호의 명분도 진심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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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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