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허위정보·백신 거부로 하루 손실 최대 4000억원

감염병 허위정보·백신 거부로 하루 손실 최대 4000억원

박미주 기자
2025.12.24 10:22
사진= 질병청
사진= 질병청

감염병 허위 정보에 따른 백신 거부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하루 최대 3억달러(약 400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감염병 허위 정보 확산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질병관리청과 한국언론학회는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를 위해 추진된 정책연구, '신종감염병 인포데믹 대응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협력 모델 연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인포데믹(Infodemic)은 감염병 정보가 과도하게 넘쳐나 정확한 정보와 잘못된 정보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중대성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이미 경고한 바 있다.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등재된 연구에 따르면 감염병 허위정보에 노출된 사람들은 감염병 예방행동 준수율이 낮아지거나 예방접종을 지연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감염병 허위정보로 유발된 행동 변화는 인명, 경제적 피해로 이어진다.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는 백신 거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매일 약 5000만달러(약 700억원)에서 최대 3억달러(약 40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학술협의회 역시 9개월간 최소 2800명의 예방 가능한 사망자가 허위정보로 인해 발생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질병청의 연구는 향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대비, 인포데믹 피해 최소화를 위해 국민 최접점에서 방역 정보를 전달하는 디지털 플랫폼사와의 협력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진행됐다.

연구는 디지털 플랫폼사의 4가지(△정정 콘텐츠 확산 △허위정보 콘텐츠 조기 차단 △허위정보 알고리즘 하향 △허위정보 주요 확산자 제한) 핵심 대응 조치을 중심으로 효과를 평가했다.

먼저 대응 조치의 개별적 개입 시나리오가 감염병 허위정보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정정 콘텐츠 확산', '허위정보 콘텐츠 조기 차단' 조치는 단독 시행만으로도 감염병 허위정보 확산 억제에 상대적으로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허위정보 알고리즘 하향', '허위정보 주요 확산자 제한' 조치는 확산의 속도를 늦추는 데에는 도움이 됐으나 전체 확산 규모를 줄이는 데에는 충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에서는 가상의 디지털 플랫폼이 총 5개가 있는 상황을 가정해 5개의 모든 디지털 플랫폼이 대응 조치를 시행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다. 예상대로 5개의 모든 디지털 플랫폼이 대응했을 때 감염병 허위정보 확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3개의 일부 디지털 플랫폼만 대응할 경우에는 감염병 허위정보 수용자 수가 '무대응'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나 모든 디지털 플랫폼의 일괄적인 대응이 중요함을 시사했다.

이에 연구진은 인포데믹 발생 시 사실정보가 우선 확산 될 수 있도록 '정정 콘텐츠 확산'과 '허위정보 콘텐츠 조기 차단'을 최우선 조치로 권고했다. 이후 '허위정보 알고리즘 하향'과 '허위정보 주요 확산자 제한 조치'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이론적·이상적 대응 모델임을 언급하면서 알고리즘 조정이나 이용자 제제 등은 기술적 한계, 법·규범적 제약(표현의 자유 침해, 허위정보의 모호성), 기업의 운영상 어려움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적용을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지난 11월 6일, '감염병 인포데믹 대응을 위한 위기소통 협력 포럼'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의료계, 학계와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이용자 제재에 대한 부담과 알고리즘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면서도 국민 생명과 관련된 사안에는 적절한 제재와 제도 기반의 대책이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참석자들은 효과적인 감염병 허위정보 대응을 위해서는 기존의 '사후 대응'이 아닌 '평시 선제적 예방 중심의 대응'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감염병 허위정보에 대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선제적으로 생산·확산하기 위한 △상시 협력체계 마련 △허위정보 심각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법·제도적 보완 등이 제안됐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감염병 관련 허위정보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감염병 관련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 체계를 만드는데 투자와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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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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