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라게브리오 공급중단
팍스로비드는 병용금지 많아
대체 약물 '베클루리주' 주사
경증환자엔 '건보 적용' 안돼
전문가 "정부 대책 마련 시급"

일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공백이 생겼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월부터 MSD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사용이 중단됐는데 이로 인해 일부 코로나19 환자들이 중증이 되기 전까지 치료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증이 된 이후 치료하면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21일 질병관리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3월17일부터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라게브리오의 사용이 중단됐다. 라게브리오의 경우 품목허가가 완료되지 않아 2022년 3월 결정됐던 긴급사용승인 체제하에서 정부가 물량을 구매해 의료현장에 보급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정부가 추가 구매를 하지 않으면서 기존 라게브리오 재고의 유효기간이 종료돼 사용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현재 사용 가능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뿐이다. 그러나 팍스로비드는 중증 간장애 환자나 부정맥약, 고지혈증약 등의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쓸 수 없다. 기존에는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 라게브리오를 복용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공급이 중단되면서 환자의 투약이 쉽지 않아졌다는 지적이다.
현재 팍스로비드를 쓰지 못하는 환자는 정맥주사제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다. 베클루리주의 경우 중증환자만 건강보험 적용(본인부담금 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증환자를 위해 베클루리주를 구입했고, 이를 본인부담금 5만원에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가 비축한 베클루리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정한 병원으로 가야만 한다. 환자의 불편이 따르는 셈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공백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코로나19 경증환자는 주로 의원을 방문해서 치료하는데 팍스로비드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 의원에서 당장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팍스로비드 대신 정부가 구매한 베클루리주로 치료할 수 있다지만 불편함이 따르고, 경증환자를 위해 정부가 비축해놓은 물량도 조만간 떨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상황인데 치료가 늦어져 중증으로 진행되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경증환자도 베클루리주를 쓸 수 있게 건강보험을 조속히 적용하거나, 긴급사용승인하에 다시 라게브리오를 구매해 공급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전국 645개 병원에서 베클루리주로 치료할 수 있고, 현재도 베클루리주 치료 가능한 병원의 신청을 받고 있다"며 "팍스로비드로 치료하지 못하는 환자는 의원급에서 전원을 통해 병원으로 옮긴 뒤 베클루리주 투여를 통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그러면서 "보건복지부가 경증환자 대상 베클루리주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를 계속 검토 중"이라며 "정부가 비축한 경증환자용 베클루리주 재고도 올해 중에는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큼 물량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