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올릭스·디앤디파마텍 등 상반기 주요 임상 데이터 발표…자체 개발부터 또는 파트너십
'한미-MSD·올릭스-릴리' 파트너십 고도화 동력…디앤디파마텍 우호적 결과 기반 성과 기대

국산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신약 후보들이 잇따라 주요 임상 결과 도출을 앞두고 있다. 2030년 시장 규모가 5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지만, 현존하는 글로벌 치료제가 1종에 불과해 후속 신약 수요가 높은 분야다. 국내 기업들은 기존 치료제와의 차별화 및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올릭스, 디앤디파마텍 등 국내 기업들은 올 상반기 중 자체 또는 글로벌 기술이전을 통해 개발 중인 MASH 신약 후보들의 주요 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상업화를 위한 핵심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한미약품(515,000원 ▼9,000 -1.72%)은 상반기 내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2b상 탑라인(주요지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난 2020년 8월 한미약품이 MSD에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물질이다. MSD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글로벌 2b상을 시작했으며, 올해 관련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릭스(185,100원 ▼900 -0.48%)는 지난해 2월 일라이 릴리에 이전한 'OLX702A'의 호주 임상 1상 투약이 상반기 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비만신약 '젭바운드'를 통해 대사질환 분야 개발 및 상업화 주도권을 보유한 릴리가 임상 2상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이밖에 디앤디파마텍(67,800원 ▼3,200 -4.51%)은 자체 개발 중인 'DD01'의 글로벌 2상 탑라인 결과를 오는 5월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될 데이터에 MASH 신약 허가 핵심 요건인 간 조직생검 결과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4년 77억2000만달러(약 11조2000억원)였던 전 세계 M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 평균 28.1% 증가, 오는 2030년 338억달러(약 4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MASH는 대사질환과 염증, 섬유화 등 원인이 복합적이라 기존 단일 타깃 기전 만으로 공략이 어렵다. 환자 개개인의 편차가 큰 진행 속도에 통계적 유의성 확보가 어려운 점도 난제로 꼽힌다.
때문에 높은 시장성에도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품목은 마드리갈이 개발한 '레즈디프라'(2024년 허가) 뿐이다. 지난해 8월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역시 MASH 적응증을 승인 받았지만, 후속 임상이 필요한 가속승인 품목이라는 점에서 레즈디프라가 유일한 정식 허가 품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레즈디프라 역시 제한적인 섬유화 개선 효능 등의 한계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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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디프라가 이같은 한계를 갖고 있지만,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 매출이 예상되는 점은 후속 신약 개발의 동력이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임상 3상 단계 MASH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아케로를 지난해 10월 최대 52억달러(약 7조5000억원)에 인수 결정했다. 로슈 역시 같은 해 9월 '페고자페르민'(3상)을 개발 중이던 89바이오를 최대 35억달러(약 5조원)에 인수했다. 두 물질은 현재 유력한 차기 MASH 신약 허가 후보로 꼽힌다.
국산 MASH 치료제 후보들은 레즈디프라와 다른 방식으로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당뇨신약 위고비·마운자로 등으로 대사질환 영역 경쟁력을 입증한 GLP-1과 간 지방 산화를 직접 촉진하는 글루카곤(GCG)을 동시 공략하는 이중작용제를 기전으로 선택했다. 레즈디프라가 간 내부 중심의 대사 작용에 집중했다면,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전신 대사와 간 직접 효과를 동시 공략하며 비만·당뇨 동반 환자에서의 높은 기대값을 노린다.
올릭스는 유전자 발현 자체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대부분의 MASH 신약이 대사 기능 기반의 간접적 효과를 노린 것과 달리, 지방산 대사 경로 조절에 관여하는 MARC1 유전자를 공략해 단백질 생산 단계 자체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특히 중복되지 않는 기전으로 다양한 병용 요법에 활용될 수 있는 특성은 대사질환 분야 강자인 릴리의 선택을 받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디앤디파마텍은 한미약품과 같은 'GLP-1+GCG' 기전이지만, GCG 작용에 조금 더 힘을 실은 임상 설계를 선택했다. 간 지방 감소를 보다 강하게 밀어붙여, 간 중심 효능을 극대화 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임상 2상부터 간 조직생검을 전면에 배치해 허가 핵심 요건인 섬유화 개선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DD01은 앞서 2상 12주차에 30% 이상 지방간 감소 환자 비율(75.8%, 위약은 11.8%)을 확인하며 짧은 투약 기간(12주)에도 장기투여(24~72주)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유효성을 확인한 상태"라며 "지방간 감소와 조직생검 결과 간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지방간 감소 효과 기반 기술이전 역시 가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