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보수-자유민주당 연정협상 여건 변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사진)가 사임하겠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 새 총리 선임과 내각 구성 작업이 새 변수를 만났다.
브라운 총리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총리직과 당수직에서 기꺼이 물러날 것"이라며 "필요 이상 자리에 머물 욕심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 사퇴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9월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수를 뽑을 때까지 브라운 총리가 당수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에서는 여왕이 하원 과반의석의 다수당 지도자를 총리로 임명해왔다. 지난 6일 총선에서 보수당이 1당에 올랐지만 하원 650석의 절반에 못 미치는 306석을 차지, 정당간 연정 협상이 진행 중이다.
총선 여론이 보수당과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를 지지한 만큼 보수당이 주도권을 쥐고 자민당(57석)과 연정,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브라운 총리가 사임할 뜻을 밝히면서 또 다른 가능성이 열렸다.

우선 노동당과 자민당의 연정 협상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닉 클레그 자민당수는 총선 당시 브라운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브라운 총리가 없으면 노동-자민당간 연정 협상에 최대 걸림돌이 사라지는 셈이다.
다른 한편 자민당은 보수당과 연정 논의에서도 협상력이 커진다. 그동안 보수당에서는 자민당과 연정 협상에 느긋한 입장이었다. 3당인 자민당에게 보수당과 연정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봤기 때문. 하지만 노동-자민당 연정의 가능성이 여전하다면 자민당의 '몸값'은 올라가고 보수당은 초조해진다.
단 자민당(57석)과 노동당(258석)을 합쳐도 315석으로 과반인 326석에 모자라기 때문에 노동-자민 연정이 성공하려면 추가로 군소정당을 끌어들여야 한다. 노동-자민당에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의 군소 정당까지 합하면 328석으로 과반을 넘길 수 있다.
누가 되든 새 총리는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여왕은 매년 하원 임기의 첫날 개원식에 참석,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 등을 발표해왔다. 올해 새 하원의 임기는 오는 25일 시작한다. 여왕의 법안 발표는 사실상 새 정부와 합의한 뒤 공개하기 때문에 총리와 새 내각을 결정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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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브라운 총리가 정치적 '자살'을 선택, 앞으로 새 정부 구성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