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매각도 배제 안해"…부동산가치 추락 '애물단지'
월가의 '부동산거인' 모간스탠리가 부동산 사업의 매각 또는 투자 축소를 검토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모간스탠리는 월가 투자은행 가운데 부동산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따라서 모간스탠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부동산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간스탠리가 부동산 투자부문인 모간스탠리 리얼에스테이트펀드(MSREF) 처리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간스탠리는 MSREF에서 자본을 빼거나 이를 매각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는 KKR, TPG, 블랙록, 브룩필드자산운용 등 사모펀드들의 이름이 MSREF를 인수할 후보로 오르내린다.
모간스탠리의 부동산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부동산시장이 침체, 자산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MSREF는 지난 2007년 88억달러 어치의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각종 수수료 수입만 1억960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나 2008년 이후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산가치 중 54억달러가 증발했다. 이는 월가에서 부동산투자부문 손실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이미 월가에 부동산사업 매각이 잇따르는 것도 모간스탠리를 고민스럽게 한다. 씨티그룹은 지난 3월, 전세계에 걸쳐 35억달러 규모인 부동산을 레온 블랙이 이끄는 아폴로 글로벌에 매각했다. 이달 초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스티븐 슈워츠먼의 블랙스톤그룹에 27억달러 어치 아시아 부동산사업을 넘겼다.
ING도 부동산부문 매각을 타진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 또한 부동산펀드의 대규모 손실로 허덕이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1990년대 존 맥 회장(당시 CEO)의 주도로 부동산투자를 크게 일으켰다. 중국의 초호화리조트,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 건물을 소유했고 호주 최대의 오피스 임대업체에도 투자했다.
2000년대 들어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 부동산 붐이 일면서 모간스탠리는 날개를 달았다. 조사업체 리얼캐피탈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2005~2007년에 적어도 530억달러어치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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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매각한 것은 140억달러어치다. 390억달러에 이르는 부동산을 순매수한 셈이다. 모간스탠리가 서울역 앞 대우빌딩(현 서울 스퀘어)을 사들인 것도 2007년이다.
모간스탠리뿐 아니라 수많은 은행들이 1990년대 이후 부동산 활황기에 앞다퉈 부동산 투자를 늘렸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세계 경제가 충격에 빠지면서 이런 공격투자는 고스란히 부메랑이 됐다.
시장 여건도 좋지 않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들이 많은 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서명만 남겨둔 금융개혁법안도 부담스럽다. 법이 시행되면 모간스탠리를 비롯, 많은 투자은행들이 부동산 투자에 규제를 받을 전망이다.
사모펀드 KKR이나 TPG는 모간스탠리의 부동산부문을 인수하면 부동산투자사업에 진출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이미 부동산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블랙록이나 브룩필드에겐 신흥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기회다. 물론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모간스탠리의 부동산부문은 분명 매력적인 먹잇감이다.
이와 관련 모간스탠리 대변인은 부동산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여전히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보유 부동산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