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이 주춤하면서 지속적인 랠리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 지고 있다. 특히 조지 소로스를 비롯해 금 버블론자들이 제기한 달러 강세 전환시 금값이 한 방에 '훅' 갈수 있다는 논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늘고 있다.
실제로 21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는 금 12월물 가격이 1.4% 하락한 온스당 1325.6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달러 약세를 허용치 않겠다는 발언에 달러가 강세 전환하고 이에 따른 차익 실현이 겹친 결과이다.
앞서 금은 안전자산임에도 불구, 중국의 금리인상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며 강 달러세를 가져온 지난 19일에도 2.22% 폭락했다.
◇금값-달러는 '거울 이미지'=달러의 강세 전환시 금값이 급락할 수 있다는 판단의 근거는 달러와 금값 추이의 강한 연동성이다. 달러와 금값의 추이 관계는 마치 '거울 이미지'처럼 등락 흐름이 정반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인 달러인덱스와 뉴욕상업거래소 금 활황물 가격 추이를 비교해 보면 이런 흐름이 정확히 드러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차트 분석을 통해 최근 금값 하락이 조만간 달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달러 강세가 금값 하락에 매우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는 의견은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달러가 다른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을 때 트레이더들은 현금 안전자산에 주목, 금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주 들어 중국의 금리인상 등 여러 상황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달러 강세 상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있다.
마이클 그로스 옵션셀러스닷컴 애널리스트는 급값 급등, 달러 약세 기간인 지난 두 달 동안 달러 강세 전환에 따른 금값 하락을 예상했던 이들이 21일 시장에서 금을 매도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조지 게로 RBC캐피탈마켓글로벌퓨처스 부사장은 "투자자들은 농업과 제조업 분야 등에서 다른 투자자산을 찾는데 주목할 것이고, 투자자들의 자산 비중도 크게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품투자 정보사이트 커머디티온라인은 앞으로 달러는 일부 상승세를 보일 수 있어 금값은 계속 가라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 강세 반전이 '관건'=달러 강세에 따른 금값 하락 현상이 지속될지 여부는 지난 6월 이후 약세 흐름에 들어간 달러가 뚜렷한 강세 반전을 보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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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달러가 강세로 반전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일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달러는 계속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몇 가지 반전의 모멘텀이 다가온다. 우선 약세가 상당 기간 지속돼 일시적인 반등이 언제든 가능한데다 다음달 11,12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달러 강세를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강세 반전 가능성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다음달 3일 시장의 예상대로 미 연준이 추가 부양에 나서고 앞서 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격인 미 선거가 끝나면 달러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거품론도 금값 랠리 발목=이번주 하락세의 금 시장에선 소로스 등이 일찌감치 지적했던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금값이 오랫동안 지나치게 올랐고 차익 실현 수요도 강해져 달러 강세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금값은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톰 파울리키 MF글로벌홀딩스 애널리스트 "금값은 장기간 랠리로 너무 피로해 졌다"고 지적했으며 아담 클로펜스타인 린드월독 투자전략가는 "지금 금 시장은 조정의 이유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게로 RBC캐피탈 부사장은 "금값은 올해 20% 이상 올라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다른 상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최근의 기록적 상승세의 반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몇 주 동안은 금 투자를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프랭크 레쉬 퓨처패스트레이딩 트레이더는 "연준의 추가 부양 결정 때까지 금값은 크게 변동할 것"이라며 "게다가 달러가 강세가 되면 트레이더들이 금을 팔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금값 랠리를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마노즈 라드와 ETX캐피탈 트레이더는 "일부는 1300달러 수준에서 열기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모멘텀은 여전히 명백히 상승 경향으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또 달러 약세만이 금값 상승의 동력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가트먼레터의 데니스 가트먼 이코노미스트는 "금이 달러 약세 때문에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는 놀라울 뿐"이라며 "금값 상승은 단지 약달러에만 기반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 각국이 통화 절하를 추구하고 있는데서 촉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