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신용등급 경고한 국제신용평가사에 비난 쏟아내
프랑스 중앙은행 수장이 국제 신용평가사가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인" 집단이라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하지만 유럽 은행권들의 신용등급이 연일 강등되면서 역내 국가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15일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도이치뱅크,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유럽계 은행 4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전일에도 크레디아그리콜과 BFCM, 포휼라그룹 등의 등급을 낮췄다.
이날 S&P 역시 방키아 등 스페인 10개 은행의 등급을 강등했다. S&P 측은 지난달 등급 기준 변경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스페인 은행들은 2007년 부동산 버블 붕괴 후 부실 채권에 대한 익스포저(노출위험도)가 높아 시장은 이를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S&P는 또 스페인 국가신용등급 검토에 맞춰 추가 강등이 뒤따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앞서 지난 8일에도 방코 싼탄데르 등 스페인 은행 15곳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놓으며 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S&P의 글로벌 금리 리서치 대표 다이안 바자는 앞서 지난 13일 "국가와 은행권이 등급 강등 위험이 높다. 이들은 주로 유럽에 집중돼 있다"며 "유럽 25개국과 42개 은행이 잠재적인 등급 하향 조정 목록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평사 무디스도 지난 9일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너럴, 크레디아그리콜 등 프랑스 3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 무디스는 등급 강등 뒤 성명을 통해 "자금조달 압력과 거시경제 펀더멘털 악화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럽 은행들이 줄 강등 사태를 맞자, 일각에서는 신평사들이 국가 등급 강등을 앞두고 사전 정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크리스틴 노이어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15일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경제 펀더멘탈(기초 체력)을 고려하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앞서 유럽 25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이어 총재는 "신용평가사들은 프랑스와 비교해 재정적자 규모가 더욱 크고, 부채가 훨씬 많으며 인플레이션이 압박이 더욱 크면서도 성장률은 떨어지는 영국의 등급 강등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영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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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최근 잇따라 나온 프랑스 정부 인사들의 발언과 맞물려 프랑스 정부가 최상위 등급의 하향 조정에 대비하고 있다는 시장의 예상에 무게를 실리게 하고 있다.
알랭 쥐페 외무장관은 지난 13일 현지 언론에 "(등급 강등이) 유쾌한 소식은 아닐 것이지만 대변동을 일으키는 것 또한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12일 "등급 강등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겠지만 이겨내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G10 통화전략가 스티븐 잉글랜더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프랑스의 등급 강등은 이미 끝난 게임이라고 말하는 고위 관리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특히 프랑스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등과 같은 다른 AAA 국가의 등급도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