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꼼수'에 화난 英 법원 "삼성에 다시 사과해"

애플 '꼼수'에 화난 英 법원 "삼성에 다시 사과해"

최종일, 김지민 기자
2012.11.02 10:03

(상보)

↑ 애플 영국 홈페이지 캡처사진. 하단에 있는 둥근원이 삼성과 애플의 판결 내용을 볼 수 있다록 한 링크.
↑ 애플 영국 홈페이지 캡처사진. 하단에 있는 둥근원이 삼성과 애플의 판결 내용을 볼 수 있다록 한 링크.

애플이 자사 홈페이지와 신문에 '삼성전자(181,200원 ▲2,600 +1.46%)제품이 아이패드를 베끼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다시 게재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영국 법원이 애플의 공지가 "사실과 다르고 (법원 명령에) 충실하지 못하다"며 재고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항소법원은 이날 심리에서 애플에 24시간 내에 기존 사과 공지문을 내리고 48시간 내에 수정 공지문을 띄우라고 명령했다. 또 글씨 크기는 최소 Arial(애리얼) 11포인트 이상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판사 로빈 야콥은 "애플과 같은 기업이 이런일을 하다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이것(애플의 행위)은 명백한 명령 위반이다"고 잘라 말했다. 법원은 기술적 어려움으로 수정 사과문 고지에 14일 이상이 걸린다는 애플의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야콥 판사는 이에 대해 "애플이 고지문을 게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시한 기술적 어려움을 회사 대표가 진술했으면 좋겠다"며 "회사가 애플이다. 애플이 그런 것도 자사 웹사이트에 올릴 수 없나"고 반문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영국 법원은 삼성의 갤럭시탭이 애플의 디자인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1심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애플의 항소심을 기각했다. 애플의 항소가 기각되면서 애플은 7일 이내에 영국의 주요 신문과 잡지는 물론 자사 영국 홈페이지에 1개월간 법원판결을 공지해야 한다는 법원의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애플이 지난달 26일 영국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은 법원 명령 이행에 지나치게 미흡했다는 주변의 빈축을 샀다. 애플은 글씨크기를 11포인트로 하란 명령에 10.5포인트로 사과문을 게재했고 고지문 마지막에 다른 법원의 사례도 언급했다.

애플은 "같은 특허에 대해 독일법원은 삼성전자가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꼈다고 판단했다"며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언급했다. 또 최근 10억달러의 미국 배심원 평결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뒤셀도르프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이번 영국 법원의 판결로 무효화됐다. 독일과 영국이 속한 유럽연합지역에서는 1심보다 2심이, 가처분이나 예심보다 본안판결이 우선권을 지니기 때문이다. 이날 영국 항송법원이 독일 판결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배심원들이 아이폰 디자인 침해는 인정했으나 아이패드 디자인에 대해서는 침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애플은 영국 법원의 최초 명령에 따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데일리 메일을 비롯해 잡지 T3와 모바일에 게재해야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FT에만 이날 4면에 사과문을 실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번 소송에 관여하고 있진 않지만 이날 심리에 참석했던 EIP 파트너십 LLP의 변호사 게리 모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애플의 행위에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법원은 애플이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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