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폭락 잦아드나…투자자 대처요령 5가지

美증시 폭락 잦아드나…투자자 대처요령 5가지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8.27 14:10

[글로벌워치]中 경기둔화 우려·유가 급락·실적 부진 '복합 작용'… WSJ '5가지 하지 말아야할 행동' 조언

글로벌 증시가 연일 폭락하며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증시는 연일 폭락하며 8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졌고 미국 증시 역시 최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하며 ‘조정(correction)’ 장세에 진입했다.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열흘 간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이 약 1경원 증발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일제히 ‘패닉(공황상태)’에 빠지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확산될 것이란 두려움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금리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증시가 반등하자 주식 비중 줄이기에 나선 결과다. 투자자들의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美 증시, 6년반 강세장 끝…4가지 이유

미국 증시가 지난 6년반 가까이 강세장(bull market)을 이어오는 동안 지금과 같은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의회와의 힘겨루기로 정부 셧다운(부문 업무정지·폐쇄) 위기와 그리스 사태에 따른 유로존 붕괴 우려, 푸에르토리코 등 지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등의 사태가 이어졌다. 반면 투자자들은 주식 매입에 계속 나서면서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금은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을 찾기 어렵고 매도 주문만 쏟아지며 지수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주 4년 만에 최악의 한 주를 기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가 최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correction)’ 장세에 돌입한 이유를 크게 △중국 성장률 둔화 △유가 급락 △실적 실망감 △프로그램 매매 등 4가지로 꼽고 있다. 이들 요인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낙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급락을 거듭하면서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점 외에도 모든 원자재 가격을 떨어트려 이들 수출 국가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다음 요인은 국제유가 급락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경우 4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정유업체는 물론 원유 개발업체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1년새 35% 급락했다.

유가 하락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확대됐지만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익센셜 웰스 어드바이저의 팀 코트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가계의 재정 상태가 점점 더 건강해지고 있지만 소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지수를 조정 장세 수준까지 끌어내리는데 한몫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기업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은 전년대비 0.07%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최근 6년 사이 최악의 성적표다.

프로그램 매매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증시 낙폭을 더 키우는 요인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기업의 실적 전망에 따라 투자를 결정한다. 하지만 기술적인 지표에 따라 매수와 매도 전략을 취하는 이들도 적지한다. 이들에게 최근 증시는 강력한 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 S&P500 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모두 몇 가지 기술적 지지선이 깨졌다. 200일 평균 이동선 아래로 지수가 하락했고 52주 신저가 아래로 떨어지는 종목이 급증했다. 이들은 모두 매도 신호로 읽힌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과 반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연준은 그동안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도달한다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지난 19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상당수 정책위원들이 중국의 경기 침체가 미국 경제의 리스크를 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고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겼다.

◇ 폭락장, 투자자들이 하지 말아야 할 5가지 행동

전문가들은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인 나머지 잘못된 판단으로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폭락장에서 투자자들이 절대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5가지로 제시했다.

첫 번째가 뉴스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수록 더 많은 변동성과 리스크에 직면한 것처럼 느껴지게 되고 이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의 움직임에 집중할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세웠던 투자 목표를 잊어버리기 쉽다.

두 번째가 패닉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주가가 싼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의 금리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과대평가된 상황도 아니다. 로버트 쉴러 예일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주식은 순익(물가상승률 적용) 대비 24.9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30년 평균은 23.8배 수준이었다.

현실에 안주하는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오히려 더 큰 폭락에도 견뎌낼 준비가 돼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현금과 채권, 대형주와 소형주 등으로 투자를 잘 분산해 놨는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 만약 과거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이어진 하락장에서 주식을 모두 팔았거나 일부 종목에 집중 투자를 했었다면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거나 더 넓게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더 큰 하락장세가 나타나더라도 견뎌낼 수 있다.

‘조정(correction)’이라는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조정은 최고점 대비 10% 하락한 것을 말하지만 공인된 용어는 아니다. 5% 혹은 15%가 하락했을 때도 조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앞으로의 전망은 10.2% 하락했느냐 혹은 9.8% 하락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은 물론 다른 누군가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문가의 목소리가 클수록, 확신에 차 있을수록 틀린 것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인내와 분산 투자만이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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