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정부 불신임 가능성은 낮아…노딜 브렉시트·재협상·2차 투표 등 시나리오 제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하원에서 부결되자 영국이 혼란에 빠진 것은 물론 유럽 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표 대결에서 정부 참패로 궁지에 몰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들고 나올 플랜B에 관심이 높아진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당시 이틀만에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이 이틀 만에 3조 달러(당시 약 3500조원)가 날아간 적이 있었다. 영란은행은 영국 국내총생산(GDP)가 8% 감소하는 등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혼란에 빠져든 브렉시트는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를 갖게 될지 알아본다.
◇벼랑 끝 몰린 메이…21일 내놓을 플랜B,어떤 내용 담길까=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원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영국 하원 639명이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반대가 230표나 많았다. 영국 의정 사상 정부가 200표 넘는 표차로 의회에서 패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압도적 표차로 정부가 참패하면서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즉각 제출했다. 불신임안 투표를 거쳐 조기 총선,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게 야당의 목표다. 투표일은 16일 오후 7시(현지시간)이다.
그러나 영국 내부에서는 이번 불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봤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려면 의원수의 과반이 넘는 표를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영국 하원의원(639명) 중 집권당인 보수당과 연정 파트너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의석수만 과반 이상인 325석이다.
16일 영국 매체 가디언은 "불신임 투표에서 정부가 질 가능성은 낮다"며 "메이 총리는 이후 하원의원의 지지를 얻을 협상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가 오는 21일 내놓을 플랜B에 관심이 쏠린다. 노딜 브렉시트, 탈퇴 기한 연장, EU와의 합의안 재협상, 두번째 국민투표 등 다양한 방안이 담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가장 큰 우려는 영국이 어떤 합의도 없이 무질서하게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다. 영국은행은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8% 감소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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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메이 총리가 일단 시간을 벌어 놓고 노딜 브렉시트 다음으로 가능할 수 있는 다음 수를 고민할 가능성도 있다.
EU는 당초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경우, 현재 3월29일까지로 예정된 EU 탈퇴 기한을 7월까지 늘려줄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국민투표도 거론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이를 승인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이 필요할 뿐더러 1차 국민투표를 번복할 수 있단 점에서 민주주의 훼손이란 지적도 나온다.
◇EU와의 재협상 가능할까? '노 브렉시트' 가능성도 나와=이번 표결 전, 메이 총리가 원했던 것은 합의안 재협상이다. 영국 일부 의원들은 그동안 합의안 내 '백스톱' 조항을 두고 합의안에 반대해왔다.
백스톱이란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영국령)와 아일랜드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였다. 요지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인 2020년 말까지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 동맹에 잔류한다는 것. 그러나 영국 의회는 이 조항이 추후에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관계를 단절시키는데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합의안 의회 표결을 한 차례 미루고 재협상을 위해 EU와 유럽 정상들을 찾았지만 재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이번에도 합의안 부결을 근거로 메이 총리가 한번 더 재협상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유럽 내 분위기는 좋지 않다.
아일랜드가 공식 성명을 통해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데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EU 등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일각에선 큰 표 차이의 이번 합의안 부결을 계기로 영국의 브렉시트가 아예 무산되는, 즉 '노 브렉시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합의안 부결 직후 EU의 도널드 투스크 상임의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영국의 EU 잔류가 이번 사태를 극복할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