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투자자 모임 '진'(GIIN) 창업' 아밋 보우리(Amit Bouri) 사장 머니투데이 인터뷰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같은 비극의 재발을 막으려면 모든 투자자들이 사회적 영향을 따져보는 '임팩트 투자자'가 돼야 한다. 전지구적 노력이 없다면 이런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
세계 최대 임팩트 투자자들의 모임인 '진'(GIIN·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을 창업한 아밋 보우리(Amit Bouri) 사장(CEO)은 팬데믹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임팩트 투자가 일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환경적으로 좋은 영향을 추구하는 이른바 '착한 기업'의 주식·채권 또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탓에 전화 통화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 아밋 사장은 이번 팬데믹 위기가 수익만을 추구하는 전통적 금융시장과 투자 관행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보건 위기에선 저소득층이나 고령층 등 취약한 계층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그동안 전통적 금융시장에선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이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받는 피해는 결국 시장을 포함한 사회 전체에 파급되고 모두가 고통을 받게 된다. 이들을 방관할 경우 전통적 투자자들 역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의료, 식품, 주거 분야 등에 임팩트 투자가 고루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동시에 포용적인 회복을 이루기 위해선 사회적 임팩트를 추구하는 더 많은 투자자가 필요하다. 저소득층이 병원 등 의료시설과 영양가 높은 식품에 더 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주거지와 에너지도 필요하다. 한두 분야만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여러 분야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짜고 균형있게 투자해야 한다."
GIIN은 지난 5월12일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임팩트 투자를 독려하고 조율하는 'R3(대응·회복·복원적 투자) 연합'(Response, Recovery, and Resilience Investment Coalition)을 출범했다. 전세계적으로 팬데믹 해결에 도움되는 임팩트 투자 대상을 발굴해 소개하고, 공동투자 파트너를 연계해주는 프로젝트다.
보우리 사장은 어떤 위기가 오든 빨리 극복할 수 있는 '회복력 있는 사회'를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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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같은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 그에 대비해 보다 회복력 있는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세상이 큰 충격에 대응할 수 있게 돕는 게 임팩트 투자자들이 할 일이다. 무엇보다 건강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한 인구는 의료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도록 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의료시설과 영양가 있는 식품에 대한 저소득층들의 접근성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저소득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도 회복력 있는 사회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는 이런 위기 땐 저축과 보험이 반드시 필요한데, 문제는 그게 부족한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경제적 기회와 더 많은 재무적 안정성을 줘야 한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주선하거나 대출을 해서라도 최소한의 생존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돈을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또 다시 닥칠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해 정부가 할 일은 없을까? 보우리 사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국의 공공 의료보험 제도를 의식한듯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유엔(UN) 등을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인 노력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노력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저소득층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선 사회 전체적인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임팩트 투자가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만 쫓는 건 아니다. 재무적 수익도 함께 추구한다. 임팩트 투자자들도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해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GIIN이 11일 공개한 '2020년 임팩트 투자자 연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294개 임팩트 투자자들 가운데 67%가 시장수익률 또는 그 이상의 재무적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또 약 88%가 임팩트 투자를 통해 목표수익률을 넘어서거나 그에 부합하는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답했다.
보우리 사장은 "대형 임팩트 투자자들의 경우엔 약 90%가 시장수익률 또는 그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고 했다.
고수익이 기대되는 임팩트 투자 대상의 추천을 부탁했다. 그는 특정 기업 등 투자 대상의 이름을 직접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과거 성과들을 보면 저소득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 농산물 등 식품, 청정 에너지 분야가 유망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 분야들은 상대적으로 많이 성숙했고, 임팩트 투자자들도 이 분야에선 많은 투자 경험을 갖고 있다"며 "현재 위기와 깊은 관련성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분야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많냐고 물었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회적 취약 계층에 소액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파이낸스' 분야다. 많은 임팩트 투자자들이 이 분야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청정 에너지다. 대규모 사업부터 가정집에서 쓰는 태양광 패널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있다."
보우리 사장은 "개인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청정 에너지와 지속가능한 농업 등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에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누구나 임팩트 투자자 또는 임팩트 소비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돈이 만들 수 있는 좋은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당신의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어디에 저축할 것인지, 또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싶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를 원하지 않는다면 임팩트 소비자가 돼도 좋다."
기왕이면 좋은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의 제품들을 사라는 얘기다. 친환경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그런 예다.
"환경적으로,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이 많다.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제품을 구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대상은 다를 것이다. 단지 당신의 돈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렇게 돈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사회 차원이든 지구 전체 수준이든 상관없다. 당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임팩트 투자자 네트워크다. 록펠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2009년 설립됐다. 전세계에 걸쳐 임팩트 투자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임팩트 투자를 위한 정보 뿐 아니라 교육 기회와 협업 기회까지 제공한다.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현재 48개국 300여개 기업 또는 기관들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JP모건 뿐 아니라 모건스탠리, UBS, 도이체방크 등 초대형 글로벌 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회원으론 크레비스파트너스와 옐로우독 등이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연회비는 선진국의 경우 영리기업은 5500달러(약 660만원), 비영리기구는 4000달러(480만원)다. 개발도상국은 영리 추구 여부와 상관없이 2500달러(300만원)다.
부리 사장은 베인앤컴퍼니 등 유수의 글로벌 컨설팅 업체들을 거친 컨설턴트 출신이다. 갭과 존슨앤존슨의 자선 사업부에서도 일했다.
사회적 임팩트 전문 컨설팅 업체인 모니터 인스티튜트에서 사회·환경적 임팩트 투자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젝트를 이끈 것을 계기로 임팩트 투자 분야에 발을 디뎠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경영대학원)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내, 딸과 함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