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무기화'에 공급망 협정 체결로 공동 대응,
'무역협정 이행' 의지 확인, 대미 투자 세부내용은 아직…
"기업 10여 곳 참여한 575조 규모 투자계획 발표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첫 정상회담에서 미일 안보와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동맹 강화 방침을 확인했다. 두 정상은 미·일 무역 합의 이행 의지를 확인하는 문서에 서명하고, 중국 견제를 위한 희토류 공급망 협정도 체결했다. 5500억달러(약 79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관련 내용은 아직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2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요미우리신문·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의 인연을 앞세워 신뢰를 구축하며 양국 동맹 강화에 뜻을 모았다. 회담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1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야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며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 시청으로 지연됐음을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일미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 됐다. 일본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미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맹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 미·일 관계는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며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에서 미·일 무역 합의 이행 등 경제와 일본의 방위력 강화 등 안보 분야에 대해 논의하고, 회담 후 관련 문서에 서명하며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방위력 강화 의지를 언급하며 구체적인 규모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일본의 미국 군사장비 구매 사실을 알렸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24일 임시국회 연설에서 방위력 강화 방침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2% 방위비 달성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2026년 3월로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정상은 '미·일 핵심 광물과 희토류 확보를 위한 채굴·정제 프레임워크' 희토류 공급망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미국과 일본은 경제 정책 수단과 공동 투자(coordinated investment)를 활용해 핵심 광물 및 희토류의 다변화되고 유동적이며 공정한 시장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협정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은 협정 체결일부터 6개월 이내에 자국과 동맹국 구매자들에게 최종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일격을 맞은 미국은 최근 동맹국과 협력하에 희토류 공급망 다지기에 속도를 낸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또한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기를 위한 협정 이행' 문서 서명을 통해 지난 7월과 9월에 각각 체결한 미·일 무역협정과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이 협정이 양국이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며 이를 통해 세계 번영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두 정상이 관련 장관들에게 합의 이행을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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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에서 5500억달러 대미 투자 관련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련 내용은 해당 문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NHK는 양국 정부가 대미 투자 관련 별도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NHK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의 대미 투자와 관련 총 4000억달러(575조2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일본 기업 10곳 이상이 참여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며 "양국 정부는 28일 저녁 이를 공식 발표해 미·일 무역협정에 따른 대미 투자 계획이 진전되고 있음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도시바·파나소닉·미쓰비시전기·소프트뱅크그룹 등이 대미 투자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들의 관심은 에너지, AI(인공지능), 핵심 광물 등 경제 안보 분야에 집중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미·일 무역 합의에 대해 "매우 공정하다"고 평가하며 "양국은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교역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투자 관련 입장 변화는 없다는 뜻을 명확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 후 가진 오찬에서 미·일 관계와 우크라이나 정세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오찬 후에는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과 면담한 뒤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동승해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 있는 미국 해군 지기로 이동해 미 원자력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함께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헬기에 외국 정상을 태운 것은 드문 일로 미일 동맹을 강조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